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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의 스포츠클럽] 새해 야구계에 바라는 세가지 소망

입력 | 2010-01-11 07:00:00


지난달 30일. 야구계에는 두 가지 큰 뉴스가 터졌다.

프로야구 히어로즈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3건의 대형 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55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금액의 진정성 여부와 관계없이 연말에 절묘한 타이밍을 잡아 큰 문제를 처리한, 팬들의 예상을 깬 대형 트레이드였다.

히어로즈가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전력을 극대화시키면서 금년 흥행에 악재가 되지 않도록 구단은 좀더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선수단에 해야 할 의무는 더욱 커졌다. 히어로즈가 빠지면 8개 구단의 틀이 깨진다는 명분 아래 버티기식 베팅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히어로즈발 대형 트레이드에 묻혀 크게 주목 받지 못한 사건은 국민체육진흥법 및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다.

지난 6개월여 동안 야구장 건립 문제로 지자체와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본 결과 두 가지 법안이 통과된 것은 야구계를 비롯한 체육계 전체에 엄청난 호재로 그 가치는 숫자로 평가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체육진흥투표권의 수익금을 야구장 개보수에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2014년 말까지 5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므로 가장 효율적인 방안과 방식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구단과 야구계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 역시 큰 의미를 지닌다. 25년 이내의 장기임대로 공공체육시설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프로구단들의 시설투자와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스포츠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체육계 특히 야구계의 묵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 겸 아시아야구연맹 회장의 노고는 행정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아직도 체육계나 야구계는 풀어야 할 법률이나 조례가 많이 남아 있고 그런 문제를 국회의원이 계속 관심을 가져야만 해결되는 현실이 체육계나 야구계에 주는 의미 역시 크다. 체육단체장들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이제 학원야구도 주말리그 도입으로 공부하면서 야구하는 시스템 조성에 더욱 힘써야 하고, 많은 전국 규모 고교야구대회도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주최사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면서 올해가 학원 스포츠 정상화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프로야구는 지난해 흥행열기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경기시간 단축 속에 감동을 주는 승부와 함께 광저우아시안게임의 우승으로 한해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있는 올해는 현대사회에서 스포츠가 민족주의나 계급정체성의 창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줄 것이다. 새해엔 체육계나 야구계 스스로가 이타행(利他行)의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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