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이승엽(34)은 야구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을 누렸다. 한국에서 '국민 타자'로 군림하며 삼성에서 뛰던 2003년 아시아 신기록인 56홈런을 쳤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제70대 4번 타자가 됐다. 연봉도 6억 엔(추정)으로 리그 톱이다.
하지만 그의 야구 인생에도 옥에 티가 있다. 2004~2005년 일본 롯데에서 뛸 때 후쿠우라 가즈야(35)와의 1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이승엽은 2005년 30홈런을 치면서 맹활약했지만 주전 1루수는 후쿠우라의 차지였다. 이승엽은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2005시즌 뒤 이승엽이 롯데와 재계약 협상을 할 때 가장 먼저 요구했던 것도 수비 보장이었다. 롯데는 이를 거부했고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팀을 옮겼다.
5일 일본으로 출국한 롯데 김태균(28)이 넘어야 할 산도 바로 후쿠우라다. 롯데에서만 14년째 뛰고 있는 후쿠우라는 통산 타율 0.297을 때린 교타자다. 2001년에는 타율 0.346으로 타격왕도 차지했다. 후쿠우라는 "겨우내 살을 찌워 김태균과 파워 게임을 벌이겠다"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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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은 출국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첫해 목표는 한국에서 거뒀던 성적보다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80¤90타점 정도 올려서 4번 타자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7일 롯데 2군 캠프에 합류한 뒤 2월 1일부터 오키나와 이시가키지마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후쿠우라와 대면한다. 이승엽으로부터 후계자로 인정받은 김태균이 과연 후쿠우라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