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들, 배상문 따라잡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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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됐든 남의 떡은 항상 커 보이기 마련이다. 2009년 국내 필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펼쳐져 실소를 머금게 하는 일이 있었다.
“(배)상문이가 쓰는 웨지 좋아보이 던데, 뭐죠?”
“아, 그 제품이요 이번에 새로 나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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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내일 가져다 드릴게요.”
국내 남자골프의 1인자로 등극한 배상문에게 쏠린 관심은 비단 팬들만이 아니었다. 프로선수들도 배상문의 일거수일투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떤 클럽을 쓰고 있는가이다.
배상문은 클럽을 자주 교체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드라이버가 조금만 맞지 않아도 피팅을 하거나 새로운 제품으로 바꾼다.
지난 10월 열린 한국오픈에서도 배상문은 드라이버 난조로 고민에 빠졌다. 1라운드에서는 슬라이스 때문에, 2라운드에서는 훅 때문에 말썽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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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얼마 뒤, 배상문은 또 클럽을 바꿨다. 캘러웨이골프에서 새로 출시된 크롬 도금 웨지로 교체했다.
대개 프로들은 스핀을 많이 생기는 빈티지 타입(페이스 표면에 녹이 잘 생기는 제품)을 선호하는데 배상문은 빈티지 타입 대신 크롬 도금 제품으로 바꿨다.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동료 K와 S 프로는 배상문에게 새로 바꾼 웨지의 성능에 대해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스핀도 많이 걸리고, 볼 컨트롤도 쉽고, 정말 좋다. 한번 써봐라”는 얘기였다.
이 말만 믿고 K와 S는 당장 웨지를 교체했다. 그런데 얼마 후, 연습장에서 만난 배상문은 크롬 웨지가 아닌 빈티지 타입 웨지를 쓰고 있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웨지 또 바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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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2년 연속 K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배상문을 따라하던 K와 S는 어쩐지 속은 느낌이 들었다. 남의 떡은 크게 보일 뿐이지 실제로 큰 건 아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