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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비밀의 문’ 살짝 여는 천리포수목원

입력 | 2009-12-22 03:00:00


천리포수목원에 최근 개설돼 일반에 개방된 ‘밀러의 사색길’. 사진 제공 천리포수목원

외투 깃을 세우고 생각에 잠겨 연못과 갈대숲을 지난다. 눈 내린 주변 산림에서 60여 종의 새가 후루룩 날아오른다.

서해안 명소인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 관광객을 사로잡을 산책길이 생겼다. 천리포수목원(원장 이보식)은 태안군에서 2억1000만 원을 지원받아 원내 목련원에 ‘밀러의 사색길’을 개설해 일반에 개방했다고 21일 밝혔다.

○ 450m 관찰코스 일반에 개방

미국에서 귀화해 천리포수목원을 설립한 고 민병갈 원장의 영문 이름(칼 페리스 밀러)을 딴 이 사색길은 나무 데크로 만든 폭 1.8m, 길이 450m의 관찰코스. 사색길이 들어선 목련원도 민 전 원장이 살아생전 가장 좋아하던 곳이다.

수목원은 구근류를 비롯한 초화류를 밀러의 사색길에 심어 향기원, 호스타원, 라일락원, 튤립원, 무스카리원, 아이리스원, 노루오줌원, 수선화원 등 테마 정원으로 만든 뒤 내년 4월 ‘제1회 목련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 2013년까지 차례로 공개

밀러의 사색길은 천리포수목원의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목원은 1단계인 밀러의 사색길을 시작으로 4단계로 나누어 데크를 조성하면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수목원 지역을 2013년까지 차례로 공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회원제로 운영하다 올해 3월 개방한 천리포수목원은 전체 62만 m²(약 18만7000평) 가운데 6만9000m²(약 2만900평)만 공개했다. 비공개 지역은 단풍나무와 침엽수 등 다양한 수목이 산재해 종합원으로 불린다.

○ 33개국 식물 1만3000종 서식

수목원은 이와는 별도로 최근 바다와 인접한 천리포수목원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관람객들이 바다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데크 2개와 총연장 500m의 탐방로를 설치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에는 450여 종의 목련과 400여 종의 호랑가시나무 등 토종식물과 33개국 315개 기관 등에서 들여온 식물 1만3000여 종이 자라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