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 빼고 시사에 집중시장호평에 경영안정 찾아
휴대전화로도 서비스되는 리더스 다이제스트 잡지. 경영위기를 겪었던 이 잡지는 최근 파격적인 변화를 통해 회생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이 잡지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최고경영자(CEO) 메리 버너 씨(여). 2년 전 취임한 그는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이제 대기실에서나 읽는 ‘시간 때우기’용 잡지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잡지를 아우르며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갖춘 멀티플랫폼 커뮤니티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그는 우선 뉴욕 맨해튼에서 40마일(약 64.38km)가량 떨어진 작은 시골마을의 고풍스러운 회사 본사 건물을 매각했다. 복도에 걸려 있던 피카소, 모네, 드가, 마티스, 르누아르 등의 진품 예술품 등도 팔아 치웠다. 회사는 곧 맨해튼으로 옮긴다. ‘익숙한 과거’와의 결별 선언이었다.
1922년 듀잇 월리스가 창간한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만 17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미국 최대 잡지로 성장했으나 이후 구독자가 800만 명까지 줄어들고 22억 달러의 빚에 몰려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사미르 후스니 미시시피대 저널리즘학과 교수는 이 잡지의 회생을 두고 “최고의 출판인쇄물 회사가 웹 기반의 시대에도 수익을 얻고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투쟁”이라며 “그 효과가 성공적인지를 말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출혈은 멈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