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체질, 자산관리 쪽으로 변화중자산 축적한 한국 중산층, 향후 안전한 관리가 중요고객 포트폴리오 강화할 것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제 증권사도 단품 장사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장사를 해야 한다”며 고객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제공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7월 통합직군제를 도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으로 합병하기 전 동원증권 출신들은 주로 위탁매매(BK)직군, 한국투자신탁 출신들은 주로 자산관리(AM)직군에서 일했다. 그러다 보니 합병 뒤에도 각자가 잘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였다.
유 사장이 두 직군을 종합영업(WM)직군으로 통합하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모르는 분야의 일을 해야 하는 데서 오는 반발과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회의가 적지 않았다. 또 증권사 수익의 60%를 차지하는 위탁매매 비중을 낮추면 당장 이익이 줄어든다.
유 사장은 포트폴리오 장사를 할 만큼 고객의 자금이 모였다고 평가했다. 2005년부터 유행한 적립식펀드 자금이 모여 종잣돈이 돼 있고 생명보험사의 장기저축성 상품 적립금도 수십조 원 쌓여 있다는 것. 투자자들도 ‘고위험 고수익’보다는 적당한 위험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겠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직군제가 초기이긴 하지만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유 사장은 “하던 일을 못하게 하면 새로운 제도는 실패하게 마련”이라며 “기존 실적도 인정해주면서 추가로 하는 일에 당근을 주었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위탁매매 경험이 적은 직원들을 위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랩 어카운트를 비롯한 자산관리상품의 판매도 독려해 종합적인 실적에 따라 보상했다. 강원 춘천시의 한 영업점에서 첫 3개월간 개인실적 2∼4위가 모두 배출돼 연봉의 2배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았다.
유 사장은 “시대가 변하는 만큼 투자문화도 바꿔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