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등록 유일한 외국인 인턴 日 히사다 씨
국회에서 유일한 외국인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히사다 가즈타카 씨. 사진 제공 송영길의원실
국회에 등록된 유일한 외국인 인턴으로 민주당 송영길 의원실에서 5년째 일본 정계와의 교류 관련 업무를 보좌하고 있는 히사다 가즈타카(久田和孝·34) 씨는 ‘격투기 국회’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은 대한민국 국회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평가한다. “정부와 국회, 여(與)와 야(野)가 수시로 충돌하고 싸우는 것은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일본에는 한국 국회가 ‘싸움판 국회’라는 이미지로 깊이 각인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 국회의 많은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몸싸움은 근절돼야 한다고 봅니다.”
히사다 씨는 한국 국회에는 외국 의회가 ‘배울 만한’ 제도가 많다고 했다. 그는 첫째로 국정감사를 꼽았다. “일본은 민주당이 집권한 후 처음으로 의회가 정부의 예산 운용을 감사했습니다. 2주간이었고 법적 구속력도 없었지만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의회가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국식 국감이 도입돼야 한다고 봅니다.”
히사다 씨는 사실 4분의 1 한국인이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때 여섯 살의 나이로 일본에 건너가 정착했고 일본인 여자와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소카(創가)대 법학과 4학년 시절인 1999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에서야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됐다. 조부모는 어머니가 어릴 때 이혼했기 때문에 히사다 씨는 외할아버지의 존재를 모른 채 자랐고, ‘조센진(朝鮮人)’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던 어머니는 가계의 내력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2001년 ‘뿌리’를 찾아 무작정 한국에 건너왔다. 경희대 NGO(비정부단체)대학원, 성균관대 대학원 박사과정(행정학)을 거쳐 3월부터는 홍익대 외국어학부 전임강사로서 대학생들에게 교양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는 일본에 비해 역사가 짧지만 ‘세습 정치’가 존재하지도 않고 누구나 선거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치열하다”며 “한국과 일본 국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