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012년 가을 구성될 차세대 지도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의 뒤를 이을 게 확실시된다. 이변이 없는 한 3년 뒤엔 ‘중국의 1인자’가 된다.
그는 천성적으로 과시하기를 싫어한다. 야심을 숨기고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다. 중화권 언론은 그를 “시야가 넓고 사상이 자유로우며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은밀히 힘을 기른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곧잘 회자되는 이름 석 자를 딴 ‘삼행시’는 그의 인품을 대변한다. ‘윗세대의 장점을 잘 배우고(習), 지도부와 인민의 거리를 좁히며(近), 소박(平)하고 겸손하며 온화하다는 것이다.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웃집 아저씨 같다”고 말한다.
그에겐 정치적 비토세력이 거의 없다. 그 덕분에 그는 2007년 10월 열린 제17차 당 대회에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의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나 같은 태자당 출신의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시 서기를 제치고 차세대 주자 중 맨 앞인 서열 6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올가을 개최한 ‘제17기 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 전회)’에서 예상과 달리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그의 앞날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라는 분석이 많다. 그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영접했다. 차세대 선두주자임을 재확인한 셈이다. 후 주석 역시 부주석 시절이던 1998년 방중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했다.
군부도 그를 적극 지지한다. 원로그룹의 후원도 두텁다. 현 지도부에서도 공청단 계열을 빼면 대부분 그를 지지한다.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라고 말한다. 앞으로는 카리스마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조화시킬 줄 아는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펜하겐 기후회의로 일정이 빡빡한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직접 접견하고 조찬을 함께 하기로 한 것도 그의 미래 위상을 꿰뚫어봤기 때문이다.
그의 이번 방문이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것은 추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둔다)를 넘어 동기상구(同氣相求·뜻이 맞는 사람은 자연히 한데 뭉친다)하는 한중 관계를 만드는 발판이 되길 소망한다.
하종대 국제부 차장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