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中환자 실태 알리며… 활동위해 ‘美 망명’ 시사하며…
80대 중국인 할머니가 1일 미국 워싱턴 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태어나고 살아온 중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다. 중국의 대표적 여성 운동가 가오야오제(高耀潔·82·사진) 씨 이야기이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중국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감염 실태를 용감하게 파헤쳐 ‘중국 에이즈의 어머니’로 불린다.
밍(明)보 등 홍콩 언론은 가오 씨가 이날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새로 저술한 ‘피의 재난-1만 통의 편지(血災-10000封信)’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2일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 에이즈의 실태를 알리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타향에 묻힐 것 같다”고 사실상 ‘미국 망명’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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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가오 씨는 수년 동안 허난 성의 촌락 100여 곳을 방문해 에이즈 환자 1000여 명을 면담했다. 또 자비로 100만 위안을 들여 에이즈 예방자료를 인쇄해 배포했다. 에이즈 고아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런 공로로 그는 2003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중국 당국은 가오 씨의 이런 활동이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고 여겼다. 가오 씨는 “당국은 생활의 모든 것을 제한했다. 전화와 컴퓨터도 감시당했고 집 앞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 외출을 하면 미행하는 사람이 붙었다. 시골로 내려갈 수도, 기자를 만날 수도, 외국에 상을 받으러 나갈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그를 만나 격려했다. 클린턴 장관은 올해 초 방중 때도 가오 씨를 만났다. 가오 씨는 이번에 미국의 한 봉사단체의 도움으로 미국에 왔다.
이날 가오 씨는 “중국 에이즈 환자의 실태를 알리는 데 남은 생을 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의 에이즈 환자는 2006년 이미 84만 명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74만 명이라는 발표는 축소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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