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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트랜스젠더 윤도현’ 연기 합격점… 열정적 커튼콜은 덤

입력 | 2009-12-01 03:00:00


뮤지컬 헤드윅
연기 ★★★★
노래★★★★★
무대 ★★★

뮤지컬 ‘헤드윅’에서 트랜스젠더 로커를 맡아 폭발적인 록 넘버를 선보인 윤도현. 사진 제공 쇼노트

뮤지컬 ‘헤드윅’에는 우리 사회에서 낯선 요소가 많다. 성전환 수술에 실패해 1인치의 살덩이가 남아버린 트랜스젠더, 동독 출신 미국 이민자, 드랙퀸(여장남자)…. 헤드윅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고향 동독은 사라져 버렸다.

처음에는 풍성한 금색 가발, 길고 풍성한 속눈썹과 펄 아이섀도, 붉은 입술을 한 로커 윤도현의 ‘고운 자태’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러나 점차 윤도현이 사라지고 헤드윅이 드러났다. 소재의 이질감에서 비롯된 틈은 경계선에서 위태롭게 비틀거리는 헤드윅의 깊은 상처와 외로움으로 메워졌다. 단출한 무대는 싸구려 호텔의 허름한 바. ‘앵그리 인치’ 밴드의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에 몸을 맡긴 헤드윅은 어린 시절부터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일련의 사건과 감정을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풀어갔다.

‘하드록 카페’ 이후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 윤도현은 부드럽고 우스꽝스러웠다가도 송곳처럼 날카롭게 쏘아대고 우울의 수렁으로 한없이 빠져드는, 감정의 진폭이 큰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동독에서 엄마와 보낸 어린 시절 미군의 권유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그와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온 사연, 그에게 버림 받은 뒤 소년 토미에게 느낀 연정, 자신을 배신하고 록 스타로 성장한 토미에 대한 여러 겹의 감정이 작은 걸음처럼 다가왔다.

헤드윅의 고통스러운 과거, 불안한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뮤지컬 넘버는 그대로 윤도현을 위한 노래였다. 거친 음악을 뚫고 뛰쳐나와 또렷이 들리는 가사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우렁찬 반주에 밀려 뮤지컬 넘버의 가사를 알아듣기 어려운 공연이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공연의 ‘특별 보너스’는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커튼콜. 헤드윅의 치렁한 가발과 옷을 벗어던진 윤도현이 뮤지컬 넘버를 메들리로 선사했다. 기립한 관객들이 펄쩍펄쩍 뛰며 호응하는 객석 사이사이를 흰 셔츠에 검은 사각팬티만 입은 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그의 모습을 다른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2010년 1월 3일까지 오픈한 티켓 가운데 윤도현 헤드윅 공연은 유료 좌석 점유율 90%를 기록하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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