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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일본펀드 미련 버릴 때 국내 ‘엔화강세 수혜주’ 갈아타라”

입력 | 2009-12-01 03:00:00

2, 3년 수익률 ―50% 선
자산 규모도 큰폭 하락세
국내 IT-관광주 관심 가질만




올해 해외 투자에서 제일 씁쓸한 성적을 낸 투자자는 일본 펀드 가입자들이다. 브라질 러시아 등 일부 신흥국 투자 펀드가 올 들어 100%가 넘는 초(超)고수익을 낸 것과는 반대로 일본 펀드는 오히려 전년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비관 일색이다. 요즘 일본 경제 주변에서 도무지 긍정적인 뉴스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장기투자를 하면 언젠간 나아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갖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에 대해 이제 미련을 버리고 공격적으로 대응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된 45개 일본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지난달 27일 현재 ―8.3%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57.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실로 비참한 수준이다. 브라질 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5.5%, 러시아 펀드는 111.5%로 고공비행을 했고 중국 펀드도 55.3%의 수익을 거뒀다.

일본 펀드는 2년 수익률도 ―48.3%, 3년 수익률도 ―49.6%로 ‘반토막’ 상태다. 보통 해외 주식형펀드의 3년 수익률이 지난해 금융위기와 2007년의 대세상승기를 모두 반영해 대체로 원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성적이 나빠지면서 투자자들의 자산 규모도 추락했다. 현재 45개 일본 펀드를 다 합쳐도 총 순자산은 3900억 원에 불과하다. 잘나가는 중국 펀드 하나(3조∼4조 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프랭클린템플턴재팬증권자투자신탁’(순자산 756억 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5%에 머물고 있다.

일본 펀드의 이러한 수익률은 현 일본 경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최근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선언한 가운데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말 10,500엔을 회복했던 닛케이평균주가는 현재 9,300엔대까지 추락했다. 또 엔화 가치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일본 전통의 수출기업들은 수익성이 바닥난 상태다. 최근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유예 선언은 글로벌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더욱 부추기며 엔화 값을 치솟게 했다.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지금 일본 펀드 투자자들은 오래전부터 가입해 있었던 사람들이 훨씬 많다”며 “수익률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제 어느 정도 손절매 기준을 정하고 정리하는 게 수순”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펀드 투자자들이 이제 투자방식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를 고집하기보다는 엔화 강세에 따른 국내 수혜주에 관심을 갖는 등 현 일본 경제 상황을 이용한 투자로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원은 “엔화 강세를 감안하면 일본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커지는 국내 정보기술(IT), 자동차 관련 실적 호전주와 일본인의 한국 관광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관광, 레저 관련주에 관심을 가지면 좋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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