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자녀 자신감 쑥쑥 늘리는 법
《“엄마, 애들이 무시해서 학교에 가기 싫어요.”
작은 키를 ‘콤플렉스’로 여기는 학생이 적지 않다. 키 때문에 위축된 자녀를 보면 부모의 속도 타들어 간다. 약, 주사, 운동 등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녀가 키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도록 애쓰는 부모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키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작은 키로 고민하는 자녀에게 ‘독(毒)’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모가 작은 키를 약점으로 생각하고 불안해하면 자녀도 그런 부모의 인식을 ‘학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허진오 와이즈멘토 평가기획팀장은 “키 자체보다 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콤플렉스의 주범”이라면서 “자녀가 키에 신경 쓰기보다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발견하고 키워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만의 장점을 찾고 그 분야에서 ‘성공의 경험’을 꾸준히 쌓으면 자존감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녀가 작은 키를 신경 쓰면서 떨어진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부모가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엔 무엇이 있을까? 부모는 먼저 “우리 아들은 날쌘 박지성처럼 축구를 참 잘하는구나” “만화 그리기에선 우리 딸이 대한민국 최고다”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이때 자녀가 받았던 각종 상장이나 성적표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슬쩍 언급하는 것도 방법. 그렇지 않으면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 고학년이나 중고생들은 이런 부모의 말을 ‘뻔한 위로’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지도방법도 달라야 한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장점 찾기’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자녀에게 ‘관심분야’ ‘내가 잘하는 과목’ ‘미래의 목표’ ‘현재까지 내가 성취한 것들’을 쭉 쓰게 한다. 먼저 자녀의 강점을 크게 칭찬하고, 앞으로 강점을 어떻게 개발해 나갈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영어를 좋아하고 잘한다면 ‘겨울방학 동안 영어 동화책 ○권 읽기’ 식으로 목표를 정한다. 부모는 이를 통해 자녀가 성공의 경험을 쌓도록 유도한다.
자녀가 초등 고학년 또는 중고생이라면 음악, 미술 같은 특기활동이나 봉사, 여행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장점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기회를 만들어준다. 좋아하는 과목의 캠프나 리더십 캠프 등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녀가 원하는 활동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위인들의 전기를 읽고 ‘나의 위인전’을 써 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과거, 현재를 뒤돌아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를 위인전 형식으로 써 보는 것. 자녀는 글을 쓰면서 자기 꿈을 실현시켜주는 궁극적 가치는 성실성과 사교성, 근면함 같은 내적요소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TV 시청도 면밀한 지도가 중요하다. 자녀가 연예인이나 드라마 속 주인공을 평가할 때 외적 요소보단 내적 요소에 중점을 두도록 유도한다. 초중고생은 연예인의 외모를 미적 기준으로 삼고 주변 사람들도 ‘멋있어서 좋다’ ‘키가 커서 좋다’는 식으로 평가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미경 빨간펜 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부모가 자녀와 TV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진짜 멋진 사람은 최선을 다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자기 목표를 달성한 사람’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