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지캠프서 기본기 훈련부터…대타요원서 3년만에 제자리 찾아
이재원. 스포츠동아DB
왜 다시 포수할 생각이 들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는 원래 포수였다”는 답이 돌아왔다. SK 이재원(21·사진)은 고지 캠프에서 포수 장비를 차고 있었다. “사실상 3년 만에 다시 포수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인천고 포수로 SK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이래 이재원은 ‘좌완킬러’라는 명성으로 더 잘 알려졌다. 아프게 말하자면 포수로서는 낙제점을 받았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2009년 겨울 박경완 정상호 김정남 등 포수 옵션 1∼3번이 모조리 재활군에 있는 실정에서 김 감독은 이재원의 포수 육성에 본격 착수했다.
때마침 김 감독은 일본인 세리자와를 1군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 김 감독이 “나도 모르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탄복할 정도로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 세리자와의 첫 번째 과제가 ‘이재원을 포수로 개조하기’인 셈이다.
이재원은 “대타요원이 아니라 수비도 하고 싶어서 작년 이맘때 수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2014년 아시안게임 대표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때까지 국가대표 못 되면 야구 관둬야죠.” 꿈에 접근하려면 포지션 플레이어(포수)로 정착하는 것이 선결조건임을 이재원은 체감하고 있는 듯했다.
선한 인상 속에 독한 각오가 서려있는 이재원의 요즘이다.
고지(일본)|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