唱보급-이론정립 나선 ‘시조 부흥운동가’
잡지 창간-시조강의로 대중화 적극 나서
시조-唱통합 시도… 저술 등 연구활동 활발
신웅순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최근 펴낸 ‘한국시조창작원리론’을 소개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신 교수는 자유시의 거대한 흐름에 밀려 한국 문학의 마이너리그로 전락해 버린 시조를 부활시키기 위해 2006년 ‘시조예술’이란 잡지를 창간했다. 이 잡지는 그의 사비로 연간 두 번 출간된다. 지금은 폐지된 국문학과의 교수를 지낼 때에는 시조창을 가르치는 교양과목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조창’이라는 이름으로 과목을 개설해 인기가 없자 ‘시로 배우는 음악’이라고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그는 종종 초등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에게 시조를 가르치기도 한다. 또 유치원 교사들에게 시조를 강의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시조를 가르칠 것을 권하고 있다. 시조는 아이들의 성정을 차분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생활습관과 성격 개조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1920년대 이전만 해도 가객들이 시조도 짓고 창도 했지만 전공이 분화되면서 시조와 창은 작사자와 가수처럼 서로 쉽게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변했어요. 하지만 시조와 창은 물과 물고기처럼 서로 떨어져 있을 수 없죠.”
시조와 창을 같이 공부한 효과는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그의 ‘시조창 분류’ 같은 논문은 시조창의 리듬과 가락의 진행을 알지 못하면 쓰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시조 및 시조창 학술서인 ‘문학 음악상에 있어서의 시조연구’와 시조 창작 평론집인 ‘무한한 사유, 그 절제 읽기’ 등을 펴낸 신 교수는 5년간의 준비 끝에 올해 6월 ‘한국 시조창작원리론’을 펴내 이론적으로 시조를 집대성했다. 500쪽의 방대한 분량인 이 책은 시조원리론, 시조창작론, 시조체험론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시조체험론은 현재 활동 중인 시조 시인들이 직접 구술한 것을 정리한 것으로 발품 연구의 결정체이다. 그는 앞으로 좋은 작품을 선별한 시조모음집과 시조창법에 대한 책을 추가로 펴낼 계획이다.
“전라도에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판소리가 있다면 충청도에는 선비들의 충절이 밴 시조창이 있어요. 한용운, 윤봉길, 성삼문, 이상재, 유관순 등 충청의 인물들은 선비정신을 구현했죠. 그래서 충청은 선비정신의 표현방식이었던 시조창의 본산이 될 수 있어요.”
그는 “충청도에 시조 창작실과 시조창 시연 소극장, 시상 구상을 위한 다도실 및 연못, 시조역사 산책길 등으로 이뤄진 ‘시조공원’을 만들어 교육 체험장과 관광상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