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당시 총통경호대장이었던 로멜(앞줄 오른쪽)이 폴란드 전선을 시찰하는 히틀러를 보좌하고 있다. 사진 제공 플래닛미디어
◇히틀러의 장군들/남도현 지음/556쪽·1만9800원·플래닛미디어
1차 대전이 끝난 뒤 패전국 독일은 10만 명의 병력만 보유할 수 있었다. 종전 직전 전체 병력인 250만 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종전 뒤 독일군을 맡았던 한스 폰 젝트 상급대장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그는 소수정예화를 목표로 군대의 수를 줄여 나갔다. 남아 있는 군인들은 여러 사람의 몫을 할 수 있도록 혹독하게 훈련했다. 그 덕분에 히틀러가 재무장을 선언했을 때 독일군은 빠른 속도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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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장군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이가 에르빈 요하네스 오이겐 로멜이다. 그는 기갑사단장으로 프랑스와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활약해 ‘사막의 여우’로도 불렸다. 저자는 로멜의 지휘력이나 눈부신 전공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이면을 드러내는 데 더 집중한다. 뛰어난 전술가였으나 전장 전체를 보는 전략가의 역량이 떨어졌으며, 히틀러의 총애를 받던 로멜이 개인적 야심 때문에 북아프리카 전선을 확대했고 결국 독일의 군사력을 분산시켰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당시 독일 군부의 최고 원로였던 카를 루돌프 게르트 폰 룬트슈테트, 기갑부대를 최초로 지휘했던 루트비히 에발트 폰 클라이스트, 병사들의 아버지로 불렸던 헤르만 호트 등도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이들이 전범(戰犯)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동시대에 다른 나라의 군대와 차별될 만큼 독일군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 이유는 결국 사람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말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