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엄쉬엄 걸으며 즐기는 인천의 낭만길
○ 유적을 보며 가을을 만나는 강화
인천 강화군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심도역사문화길’은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걷기 코스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www.daum.net)에 ‘강화나들길’이란 이름으로 인터넷 카페가 생겼을 정도로 인기다. 강화산성에서 해안가의 53개 돈대(墩臺·변방의 요지에 총구를 설치하고 봉수시설을 갖춘 방위시설)를 잇는 탐방로와 고려왕릉이 있는 진강산 둘레길 등 55km 구간으로 1, 2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성공회강화성당∼고려궁지∼강화산성 북문대산리길∼연미정∼강화역사관∼용진진∼용당돈대∼광성보∼초지진을 돌아보는 30km 구간. 2코스는 온수사거리∼전등사∼삼랑성∼온수동길∼이규보묘∼곤릉∼석릉∼가릉∼정재두묘∼이건창묘∼건평나루∼망양돈대∼외포리터미널을 둘러보는 22km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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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가 있는 남동구 만의골
남동구 장수동 만의골 은행나무는 높이 약 35m, 둘레 8m로 수령이 800년이나 되는 거목. 만의골 은행나무는 많은 나이에도 확실하게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주민 이형주 씨(46·인천 남동구 만수동)는 “주말마다 이 나무를 만나는데 여름에는 넉넉한 해가림을, 가을에는 색다른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고 말했다. 5개의 큰 가지에서 뻗은 수백 개의 곁가지를 품고 있는 이 은행나무는 마치 작은 숲을 이뤄 노란 빛깔로 온 동네를 물들인다. 인근 운현동 입구에서 200m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소래산 기슭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오르면 김재로(金在魯·1682∼1759·조선 후기 문신)의 묘가 나온다. 이 묘를 품고 있는 소래산은 남동구와 경기 시흥시에 걸쳐 있는데 완만하면서도 급한 경사가 적절히 섞여 있어 걷기 코스로 제격이다.
○ 자유공원의 숲길과 월미산 순환산책길
인천 중구 자유공원 밑에 있는 제물포고 뒷담 길에서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쪽으로 걷다 보면 형형색색의 단풍을 만나게 된다. 인천항을 내려다보며 산보하는 순환 산책길은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1897년 조성)이란 수식어가 붙은 자유공원은 최근 인천 중구가 이 일대 주변 도로를 일반 통행길로 만들고 바닥포장을 다시하면서 걷기 코스가 새롭게 단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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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