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황제서 아마추어로 돌아온 서울시청 조호성
○ “1등 하고 욕먹긴 싫었다”
5년간 4번이나 상금왕을 차지했던 ‘경륜 황제’ 조호성. 한국 사이클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다시 아마추어 선수가 된 그는 8일 투르 드 서울 국제사이클대회에 서울시청 소속으로 출전해 우승에 도전한다. 음성=홍진환 기자
15년째 조호성을 지켜본 정태윤 서울시청 감독은 “조호성은 특별하다 못해 특이한 선수”라고 말한다. 조호성의 전공은 40km 포인트레이스(트랙에서 몇 바퀴를 돌 때마다 순위를 매겨 총점으로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경주)였다. 그런 그가 단거리 승부인 경륜에서 1인자가 된 것은 육상으로 치면 마라토너가 100m에서 성공을 거둔 것에 견줄 수 있다. 이제 그는 단거리 선수에서 다시 마라토너로 전향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체중 감량이었다. 식이요법과 꾸준한 훈련을 통해 경륜 시절 85kg까지 나갔던 몸무게를 장거리에 적당한 70kg으로 줄였다. 그는 “지난 10개월간 노력해 이제 전성기 몸 상태의 80% 정도를 만들었다”고 했다. 조호성은 지난달 열린 전국체전에서 남자 일반부 개인도로 금메달과 45km 도로독주 은메달로 건재함을 알렸다.
한해 상금 2억6000만원도 벌었지만
1등 하고도 때론 욕먹는 경륜에 회의
지금은 전성기 컨디션의 80% 회복
서울대회 찍고 런던올림픽 메달 도전
○ 사이클의 김연아, 박태환을 향해
조호성은 “한창이던 2000년에도 안 됐는데 2012년에 되겠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럴수록 더 오기가 생긴다. 그런 분들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보란 듯이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피겨와 수영도 김연아와 박태환이 잘하기 전에는 비인기 종목이었다. 사이클에서도 그런 선수가 나와야 발전할 수 있다. 내가 안 되면 후배들을 도와서라도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음성=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