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국세청 그림로비’ 연루 갤러리, 또 의혹 폭풍속으로검찰 “건설회사에 시가보다 비싸게 팔아”국세청 간부 부인 운영 화랑 등 압수수색
검찰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이 제기됐던 G갤러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국세청 고위 간부인 안모 씨(49)가 자신의 부인 홍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G갤러리에서 건설업체에 야외조형물을 고가에 납품하는 방법으로 거액의 뇌물을 챙긴 정황을 파악하고 2일 경기 고양시 C건설 사무실 등 6곳과 G갤러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건설업체들과 G갤러리에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야외 조형물을 사간 고객의 명단과 거래 장부 등을 확보해 시가보다 비싸게 조형물을 사 주는 방식으로 뇌물이 오갔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안 씨가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건설업체 등에 고가의 미술품을 팔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해당 건설업체 관계자들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소환해 이들 건설업체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어떤 식으로 변형 또는 왜곡됐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C건설 배모 회장 등에게 출석 통보를 했다. C건설은 2010년 경기 고양시 모 아파트 단지에 야외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해 G갤러리와 납품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갤러리는 올해 1월 전군표 전 국세청장(복역 중)의 부인이 “2007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부인에게서 인사 청탁과 함께 받았다”고 주장한 최욱경 화가의 작품 ‘학동마을’이 매물로 나와 구설에 올랐다. 당시 안 씨의 부인인 홍 씨는 “전 전 청장의 부인이 매각을 의뢰한 ‘학동마을’의 원래 출처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라고 밝히면서 한 전 청장이 전 전 청장에게 인사 청탁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은 물론이고 현 정권 실세들과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 때문에 자진 사퇴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유야무야됐다. 따라서 G갤러리에 대한 이번 검찰 수사가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안 씨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월 국세청 요직 중 하나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에 전격 발탁됐고 전 전 청장이 국세청장으로 재임할 때인 2007년 7월에는 대구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이 취임하고 정권이 바뀐 뒤인 지난해 4월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금은 국세청 본부에 대기발령 상태로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