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아프간戰 이어 美 기득권세력과 一戰로비스트-월가 경영진 등에 연일 포화개혁정책 가속-공화당 입지축소 포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일 포문을 열고 있는 대상이다. 이른바 기득권 세력이다.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은 공화당의 배후로 이들을 지목한다. 건강보험 개혁과 금융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대통령은 정면 승부의 길을 택한 듯하다. 공화당에선 이를 두고 ‘적군(敵軍) 리스트’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개혁 대상으로 로비스트 지목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를 개혁 대상으로 꼽았다. 의회뿐 아니라 백악관 곳곳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로비스트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재임 중에 어떤 개혁도 이뤄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선 때 그는 개인 로비스트들의 기부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과거 2년 동안 로비 활동을 한 사람은 관료가 되더라도 해당 분야의 관련 정책을 맡을 수 없도록 했고, 최근에는 무역정책에 기업가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산업무역자문위원회(ITAC)에 등록된 로비스트를 없애기로 했다. 로비스트들이 밀집한 워싱턴 시내의 ‘K스트리트’를 겨냥한 것이었다.
상의가 건강보험 개혁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1억 달러를 광고와 로비에 쓰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반격이다. 월가 경영진의 보너스 잔치에 포문을 연 것도 개혁을 주저하는 금융계를 정면 겨냥한 것이다.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해온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 대해 핵심 참모들은 ‘공화당의 날개’라고 비난했다.
○ 정치적 계산 깔린 행보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은 공화당의 입지를 좁히려는 포석이다. 궁극적으로 민주당 지지 세력을 결집해 개혁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집권 1년차에 해내지 못하면 개혁정책이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