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탈락-쇄신표적 수모 끝1년반만에 국회 재입성당내최다 6선… 국회의장 포부
박희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8일 경남 양산 재선거에서 기사회생했다. 지난해 18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탈락 후 약 1년 6개월 만에 당내 최다선(6선) 의원 중 한 명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재선거에서 박 당선자는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민주당 송인배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양산에서 낙승을 거두지 못한 점은 그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 당선자는 2005년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뒤 시련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1988년 경남 남해-하동에서 당선돼 내리 5선을 했던 그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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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공천도 쉽지 않았다. 그의 양산 공천 여부를 놓고 친박계는 대표직 유지와 출마를, 친이(친이명박)계는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충돌했다. 결국 9월 초 대표직에서 물러난 그가 공천을 받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김양수 전 의원과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은 여권 성향 표의 분산을 초래했다.
박 당선자는 원내 입성 후 하반기 국회의장직에 나설 뜻을 굳힌 상태다. 당내 계파 간 파인 골을 메우는 화합의 중책을 맡겠다는 생각도 가다듬고 있다. 하지만 그의 향후 행보를 둘러싸고 친이, 친박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박 당선자가 이번 선거 기간 중 유세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준 친박계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