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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 현장이 구경거리?

입력 | 2009-10-28 11:48:39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15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데도 행인들이 구경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CNN 등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지난 토요일 캘리포니아 주 리치몬드 고등학교에서는 홈커밍 댄스파티가 열렸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여학생은 집에 돌아가려고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에게 가던 중이었다. 여학생은 도중에 반 친구를 포함한 한 무리의 남학생들을 만났고, 이들은 여학생에게 술을 권하며 함께 어울렸다. 남학생들은 여학생이 어느 정도 취하자 폭행하기 시작했고 의식을 잃자 집단 성폭행까지 했다.

경찰은 4~7명의 남학생이 범행에 가담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여학생이 성폭행 당하는 현장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19세의 남학생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성년자로 알려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 현장에 구경꾼들이 가득했다는 것. 피해자가 2시간반가량 폭행을 당했지만 주변에 있던 10여 명의 행인들은 도와주기는커녕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 '구경꾼'들이 휴대전화로 폭행 장면을 담아 인터넷에 올릴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리치먼드 경찰서의 담당 경찰관은 "목격자들은 가해자를 더욱 흥분시키고 범행을 지속하도록 도와준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장을 벗어난 '구경꾼' 중 한 명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한 시민이 우연히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하의가 벗겨진 채 의식을 잃고 방치되어 있던 피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 피해자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당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관 4명과 수 명의 교사를 배치했으며, 파티가 끝난 후 학생들이 모두 귀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곳이 워낙 후미진 곳이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가해자 중 19세, 15세 남학생을 폭력 강간 성폭행 혐의로 체포했으며 나머지 가해자를 찾기 위해 2만 달러의 보상금을 걸어놓았다.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