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6개도시 찾아 설문… 준비에만 2년”다양한 전공 中 유학파 참여전국 규모 현지조사는 처음“中도 지역공동체 빠르게 해체소속감은 ‘省단위’ 가장 강해”
중국지역사회연구모임은 9월 17∼22일 중국 쓰촨 성 청두에서 중국 대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중국지역사회연구모임
이번 설문조사는 한중사회과학연구회 산하 중국지역사회연구모임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모임은 중국인의 지역의식과 소비의식, 사회 신뢰도 등을 연구하기 위해 2년 전 만들어졌다. 예비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베이징 톈진 시닝 등 중국의 16개 도시에 설문지를 돌렸다. 문헌조사를 하고 설문지를 다듬는 데만 2년이 걸렸고 올해 본격 설문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24일에는 강원 평창군의 한 리조트에서 이 모임의 워크숍이 열렸다. 11월 말에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전 각자 연구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그렇다면 지역감정이 행동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앞으로 알아볼 수 없을까요?”
“예를 들어 중국 도시들에는 ‘청두회관’ 같은 이름의, 각 지역 출신자들의 건물들이 꼭 있어요. 자기 출신지역 단체들의 건물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등을 질문할 수 있겠죠.”
이번 프로젝트가 중점을 둔 지역의식에 관한 내용이 나오자 토론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지역 갈등은 대국인 중국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며 “중국인들의 지역의식에 관한 데이터가 이번 조사에서 나오면 한국으로서는 앞으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인들이 성(省) 단위에 가장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발표를 맡은 유정원 한국외국어대 강사는 “(성 이하 단위인) 도시에 대한 소속감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이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지역사회 공동체가 해체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의외로 국가에 대한 소속감이 낮게 나온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한 세미나는 오후 11시가 넘어 마무리됐다. 박 교수는 “비로소 한 고개를 넘은 셈”이라고 말했다. 지금 진행 중인 16개 도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11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이번 조사가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문항을 보충해 더 정교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