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탐험가’ 김창호의 집념
‘공부하는 탐험가’ 김창호(가운데)가 안나푸르나 등정을 위해 베이스캠프를 떠나기 전 동료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창호는 오은선 원정대와 합동 등반을 했다. K2(8611m), 브로드피크(8047m), 마칼루(8463m), 로체(8516m), 다울라기리(8172m)에 이어 안나푸르나까지 오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에 도전한 것만 6번째다. 비록 안나푸르나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두 산악인은 서로를 의지하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창호는 등반 후 자세한 보고서를 내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많은 산악인이 정상을 밟는 데만 급급해 등정 후 정리 작업을 소홀히 했던 게 사실이다. 김창호는 “등반 보고서를 내는 것은 산에 오르는 것보다 더 큰 인내와 고통을 요구한다. 내가 경험한 것을 후배들에게 잘 전해주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히말라야 8000m 고봉 14개 중 9개를 무산소로 올랐다. 한국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등정이 유력하다. 그의 등정 기록을 보면 유난히 세계 최초 기록이 많다. 파키스탄 지역 히말라야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파키스탄의 6000∼7000m대 미답봉을 많이 등정했다. 그는 ‘높이’보다는 ‘남이 안 간 곳, 안 한 것’에 더 매력을 느낀다. 그가 요즘 생각하는 탐험 중 하나는 ‘동물 원정대’를 꾸려 아프리카 사막을 횡단하는 것. ‘닭을 통해 달걀을 얻고 소를 통해 우유를 얻는 식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원정대로 사막을 여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