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장면의 움직임 되살리는 게 가장 고난도 기술”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 ‘미몽’을 비롯해 ‘열녀문’ ‘연산군’ ‘하녀’ ‘검은 머리’ 등을 복원한 AZ웍스의 배재순 복원팀장. 부산=염희진 기자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한 배재순 팀장(31)은 필름 현상소에서 근무하다 후반작업업체인 HFR에서 고전영화 디지털 복원 일을 시작했다. 현존하는 최고(最古) 영화인 양주남 감독의 ‘미몽’(1936년)을 비롯해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1962년) ‘연산군’(1961년),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년)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번 ‘검은 머리’는 HFR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AZ웍스의 첫 복원 작품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복원할 고전영화를 선정하면 복원팀은 원본 필름을 디지털 스캔한 뒤 생성된 파일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번쩍거림 스크래치 먼지 화면노이즈 등을 보정하는 시간은 작품당 3, 4개월. AZ웍스가 개발한 복원 소프트웨어 MJW 덕분에 작업 기간이 줄어들었다. MJW는 ‘막 지운다’는 우리말의 영어 이니셜에서 따온 이름이다.
“‘원석’에 해당하는 필름의 수명은 영구적이지 않아요. 조금만 늦으면 복원은커녕 영영 볼 수 없는 고전영화가 아직도 많습니다.”
부산=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