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학위 취득자 줄어깵 주요대학 교수채용 65%에 그쳐대학마다 복수전공 늘어, 경제 강의실 대부분 만원대학간 교수 영입전 치열
‘경제 경영학 박사님은 귀하신 몸?’
외환위기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에서 경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력이 부족해 국내 주요 대학들이 채용 목표 교수 10명 중 6명만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주요 9개 대학의 2007년 1학기∼2009년 2학기 총 6학기의 경제 경영학과 신임채용 목표 인원과 실제 채용 인원을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은 이 기간에 191명을 뽑을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125명(65.4%)을 채용하는 데 그쳤다.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따르면 2007∼2009년 해외 대학 박사학위 취득 신고자는 경제학의 경우 2007년 74명, 2008년 55명, 2009년 9월 말 현재 45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경영학도 2007년 46명, 2008년 33명, 2009년 30명이다. 이처럼 경제 경영학 박사학위자가 줄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로 유학을 떠나지 못하거나 유학 중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 이들이 정상적으로 공부하고 돌아왔다면 교수가 됐거나 교수 자원이 될 만한 시기에 인력풀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해외 유학파들이 국내로 복귀하지 않는 것도 박사학위자 감소의 한 원인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신동엽 교수는 “해외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연구환경 등 국내보다 조건이 좋은 외국 대학이나 기업체 등에 취업하면서 국내에는 박사학위 취득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문과계열의 최고 인기학과인 법대가 2007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전환한 것도 경제 경영학 교수 부족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주요 대학들이 학부의 간판이었던 법대가 없어지자 그 대신 경영대를 집중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2, 3년 사이 경제 경영 관련 교수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연구실적 등 국내 대학의 교수 채용 기준이 높아져 이를 충족할 만한 자원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 대학에서는 경제 경영 복수전공 또는 이중 전공자가 많아 교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대학생 박재하 씨(26·서울대 경제학과)는 “복수전공, 취업 등으로 경영 경제학 수업 중 정원이 100명을 넘는 경우가 많다”며 “갈수록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K대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교수가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의 교육, 취업 등을 관리 못하고 손놓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과거 전임교수가 가르치던 회계원리 수업을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강의하고 있다. 상당수 대학의 경제 경영 관련 수업도 마찬가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