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위험하다는 생각에 수술 꺼리는 환자 많아…현실은 반대! 척추질환수술 중 가장 안전하고 재발없어 효과적
# 사례 1
“제가 병을 키운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 씨(52)는 1년 전 어깨에 뻐근한 통증이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의사에게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탈출증)’라는 진단을 받았다. 노화가 원인이었다. 디스크가 이미 상당히 튀어나와 신경이 부어있었고 염증도 생긴 상태였다.
의사는 증세가 더 악화되기 전에 수술을 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그는 목 수술을 매우 위험한 일로 받아들였다. 결국 그는 의사가 권하는 수술을 거절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신경차단술을 받았다. 이후 김 씨는 여러 차례 물리치료를 받았다. 통증이 사라지자 그는 자연스럽게 병원에 발길을 끊었다.
그러나 한 달 뒤, 어깨가 다시 뻐근하고 아프기 시작했다. 증상이 재발한 것이었다. 또 몇 달이 지나자 팔이 저리기 시작했다. 목도 뻣뻣해 지는 느낌이었다. 어깨 통증과 팔 저림은 갈수록 심해져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잦아졌다. 급기야 팔과 손에 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
김 씨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그의 상태는 1년 전에 비해 훨씬 악화돼 있었다.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와 신경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고, 부종과 염증도 심해졌다.
# 사례 2
“수술을 후 통증이 사라졌어요.”
고등학교 물리교사인 정모 씨(52)는 6개월 전 고개를 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어깨와 목이 아팠다. 그의 병명은 ‘목 디스크’.
의사는 정 씨에게 “바르지 못한 자세가 굳어지면서 생긴 증상”이라면서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어 수술이 필요하지만 좀 더 증세를 지켜본 뒤에 수술해도 늦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 씨는 바로 수술을 받는 쪽을 택했다. 어깨 통증과 팔 저림 등의 증상을 참기가 어려웠고, 이왕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하는 것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 수술이 은근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수술 부위가 목이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수술은 1시간 만에 끝났다. 또 수술한 다음 날 바로 걸을 수도 있었다. 목주름을 따라 절개가 이뤄져 흉터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았다.
정 씨는 “신경이나 근육에 염증과 부종이 생기기 전에 수술을 받아 훨씬 더 경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 목 디스크 수술이 겁난다고?
김 씨는 의사의 수술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정 씨는 조기에 수술을 받아 증세를 호전시켰다. 이렇게 비교하면 김 씨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목 디스크 환자 중엔 김 씨와 같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 수술은 무조건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해 수술을 꺼리는 것이다.
이 병원의 성경훈 대표원장은 “목 디스크는 척추질환 전체를 통틀어 수술이 쉽고 결과도 상당히 좋은 질환으로 꼽힌다”면서 “재발 가능성도 적다”고 설명했다. 성 원장은 지금까지 3만여 건의 척추수술을 한 것으로 집계된다.
○ 목 디스크 수술이 안전한 이유
목뼈는 허리뼈나 가슴뼈에 비해 뼈 자체가 가늘고 근육과 인대도 약한 편이다. 여기에 뇌와 척수로 이어지는 중요한 신경이 지난다. 사람들이 목뼈 수술을 걱정하는 이유는 수술 도중 자칫 중요한 신경이 다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성 원장은 “정면에서 디스크를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디스크를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수술 후 증세가 재발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할 땐 목주름 부위를 2cm 정도 절개한 후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디스크를 찾아낸다. 성 원장은 “절개 부위가 크지 않고 수술도구도 작아 근육과 인대 손상이 적다”면서 “손상된 부위가 적어 회복도 빠르다”고 설명했다. 디스크를 제거한 뒤에는 인공디스크를 넣는다. 인공디스크에는 고정형과 운동형 두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운동형디스크가 주로 사용된다.
○ 최신기술로 정확한 진단 가능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잘못된 자세와 노화, 부상 등이 주요 원인이다. 목 디스크는 크게 연성과 경성으로 나뉜다.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손상으로 디스크가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 연성디스크로 분류된다. 팔이 저리고 목에서 어깨까지 통증이 이어진다. 대부분의 환자가 이 증세를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통증이 극심해지면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최근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기술이 발전해 이 질환도 거의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본 기사는 의료전문 권용일 변호사에게 감수를 받았습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