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 출동-CNN 긴급 생방송-여객기 항로까지 바꿨는데…3시간뒤 집 다락방서 나타나
사건의 주인공은 미국 콜로라도 주 포트콜린스에 사는 여섯 살 소년 팔콘 힌 군(사진). 15일 오후 3시경(현지 시간) 경찰에 팔콘의 형이 신고전화를 하며 해프닝은 시작됐다. “동생이 집에서 아버지가 만든 열기구에 올라탔는데 끈이 풀려 날아갔다”는 것. 실제로 인근 200여 m 상공에 떠 있는 기구가 목격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콜로라도 주 당국은 지역 경찰 및 공무원을 총동원해 기구를 쫓았다. 주 방위공군 헬리콥터 2대도 뒤를 따랐다. 미 공군과 연방항공청(FAA)도 정찰기를 급파했다. CNN 등 대다수 방송도 정규프로그램을 멈추고 생방송을 내보냈다. 인터넷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도 실시간으로 팔콘의 소식이 올라가며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모두의 경악 속에 열기구를 확인했지만 아이는 없었다. 못 본 새 떨어졌을지 모른단 걱정에 경찰 수백 명이 근방을 뒤졌다. 뭔가 이상하단 낌새가 느껴지던 1시간 뒤, 팔콘은 자기 집 차고에 있는 다락방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런 상처 하나도 없이.
외신에 따르면 아이는 아예 기구에 있지도 않았다. 팔콘은 “아침에 아버지에게 혼나고 다락방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했던 형은 부모에게 “평소 팔콘이 기구에 자주 들락거렸는데 이유도 없이 기구가 끈이 풀려 날아가 타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리처드 씨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일부러 ‘쇼’를 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단순한 착각인지 악의적 장난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타임 인터넷판은 16일 “이 소동으로 주 정부는 수십만 달러의 헛돈을 썼다”면서 “이건 팔콘의 열기구 때문에 항로를 바꿔야 했던 수많은 항공사의 피해는 계산하지 않은 것”이라고 촌평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