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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해외에선 인간승리, 돌아오면 실업자

입력 | 2009-09-21 17:04:00


◆외국에선 '인간승리'…돌아오면 실업자'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2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지난 주 전남 목포에서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가 열렸는데요. 전국 대회는 물론이고 국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도 막상 취업을 하려면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김현수 앵커) 해외에선 인간 승리 사례로 주목받는 장애인들이 정작 국내에선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가 힘든 상황인데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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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마흔 두 살 문인혁 씨.

문 씨는 허리가 굽어 움직임이 둔해지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촉망받는 기술자였습니다.

지난 2007년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 참가한 문 씨는 워드프로세서 종목에서 은메달을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장애인 기능대회 컴퓨터 수리 분야에서 동메달도 땄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약값과 생활비는 30만원 남짓한 기초생활수급비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인혁 /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은메달

"면접까지 가면 대부분 다 떨어지는 이유가 '경력 참 좋으시네요. 경력도 좋은데 왜 취업 못하셨어요' 그리고는 '연락 줄게요' 하고는 연락이 없으니까…"

2007년 올림픽에서 전기전자 종목 동메달을 수상한 마흔 살 천호용 씨도 비슷한 경웁니다.

천 씨는 올림픽 동메달도 모자라 전자 산업기사 등 10개의 자격증을 땄지만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업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칠전팔기 끝에 최근 한 전자업체에 입사한 천 씨는 그동안 말 못할 고충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천호용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동메달

"자격증부터 보는 게 아니고 몸 상태부터 먼저 봅니다. 최저임금 그 쪽으로 몰고 가면서 검사직, 다른 일을 안 주고 검사직부터 생각하고 들어가니까요."

(브릿지)

"세계 장애인 기능경기 대회에서 메달을 딴 국가대표 선수들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능대회를 통해 취업의 꿈을 키워가는 장애인들도 많습니다."

올해 스물 세 살인 배진용 씨는 지난해 서울 장애인 기능대회 전자 설계 분야에서 우승한 뒤 지난 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전국 기능대회에 서울 대표로 참가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선 메달을 놓쳤지만 배 씨는 재활훈련으로 휠체어에서 내려와 걷게 됐던 것처럼 내년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면 취업문도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진용 / 서울 신림동

"전자 쪽을 대학 때 전공을 하고 직업훈련원에서도 전자 관련해서 수료를 했고 그래도 취업이 안 되서 돌파구를 찾다보니까…"

지난해 장애인 고용률은 의무 고용률인 2%에도 못 미치는 1.7%. 전문가들은 장애인 기술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고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전화인터뷰) 오원택 교수 / 서울산업대 금속공예학과

"국제장애인올림픽대회에서 금은동 메달을 딴 선수들은 전문직종에서 활동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이란 이유 때문에 취업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인 손실입니다."

우리나라는 국제 장애인 기능올림픽에서 4회 연속 우승할 정도로 장애인들의 기술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하지만 금의환향한 선수들이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은 장애인에 대한 후진적인 인식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