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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집]주식같은 펀드 ETF…도전! 규모 큰상품에 장기투자

입력 | 2009-09-21 02:56:00


ETF 특징과 고르는 법
운용보수-매매수수료 적어 비용면에서 인기… 반도체 등 업종별 다양

《상장지수펀드(ETF)란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하는 상품으로 인덱스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고루 갖췄다. 전 세계 ETF 시장은 작년 말 기준 상품 수 1590개, 자산규모 7110억 달러로 최근 10년간 40배가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2002년 국내 상장 이후 총자산 규모가 연평균 47%씩 증가하고 있다.

7월 국고채 ETF에 이어 최근엔 주가지수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ETF가 선보이는 등 자본시장법 시행 ETF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자산배분전략의 하나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ETF의 특징과 고르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 저렴한 보수, 편리한 거래

ETF는 일반 주식형 펀드의 총보수(연 2.5∼3%)는 물론 인덱스 펀드의 총보수(연 1.5∼2%)보다 저렴한 0.5% 수준의 운용보수와 거래 시 부과되는 매매수수료(최저 0.015%)만 내면 돼 비용 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ETF는 코스피 등의 시장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펀드로 주식시장에 상장시킨 후 1주 단위로 매매할 수 있다. ETF가 펀드라서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처에 가야 살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일반 주식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종목명을 검색한 후 원하는 가격에 주문을 넣으면 된다. 매도 후 2일이면 돈을 찾을 수 있고 환매 수수료도 없다. ETF 자산구성 명세가 매일 공시되기 때문에 운용의 투명성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ETF는 인덱스 펀드와 수익구조가 비슷하지만 주식 형태이므로 다른 주식에서 받을 수 있는 배당을 현금분배금이라는 명목으로 제공받는다. ETF의 현금분배금에는 편입된 주식의 배당금이 70%가량 차지하고, 이외에 ETF운용의 지수 초과 수익률, 주식 대차거래를 통한 수수료 수익도 포함된다. 1년에 1∼3회 현금투자분배금을 지급한다.

○ 다양한 상품 나와 있어

한국의 ETF는 초기 코스피200을 비롯해 시장대표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중심으로 설정됐다가 최근엔 반도체, 은행,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업종별 지수를 추종하는 ETF, 홍콩 항셍중국기업주지수(HSCEI)를 추종하는 해외 ETF, 주식선물 ETF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인기가 높은 그룹주에 투자하는 ETF도 나와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삼성그룹’ ETF는 한 주로 삼성의 핵심계열사에 두루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신자이언트현대차그룹’ ETF는 17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4.4%나 된다.

7월엔 국고채 ETF가 선보였다. 국고채 투자가 쉽지 않았던 개인투자자들은 국고채 ETF가 나옴에 따라 소액으로 국고채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16일엔 지수흐름과 반대로 연동되는 구조의 ‘인버스ETF’도 나왔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을 보는 구조로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향후 금, 원유 등 실물에 투자하는 ETF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ETF에 투자할 때는 구성하는 종목들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종류의 ETF라도 운용사에 따라 편입 종목이 다르고 다른 ETF라도 중복되는 종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 ETF 투자 시에는 환리스크도 대비해야 한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인덱스본부장은 “인플레이션위험 헤지를 위해 상품 ETF에 투자하거나 주식시장 하락에 대비해 인버스ETF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자산배분전략으로 ETF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거래량 충분한 지 따져봐야

ETF는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와 달리 지수의 내용을 반영하도록 구성되는 인덱스 펀드이기 때문에 매매의 빈도와 회전율이 적은 편이다. 특히 거래가 많지 않은 ETF는 원하는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없는 유동성 위험이 있기 때문에 ETF에 투자를 할 때는 거래량이 충분한지, 증권사가 LP(유동성공급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평균거래량이 일정수준 이상 되는 ETF에 투자해야 원하는 시점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ETF 중 순자산 규모가 큰 ETF로는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200ETF’로 순자산이 1조3928억 원이나 된다. 이외에 우리자산운용의 ‘KOSEF국고채’(3144억 원),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타이거200’(2936억 원), KTB자산운용의 ‘케이스타 국고채’(2840억 원),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삼성그룹’(1759억 원) 등도 순자산 규모가 큰 편이다.

또 ETF는 단기매매보다는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장기 투자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ETF는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이나 업종 전망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므로 빈번한 거래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수시로 매매하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