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득력 없는 北 해명
갈수기 대비 물 채울 시점
물 흘려보내는건 난센스
북한은 5일 밤부터 6일 새벽 사이에 황강댐의 수위가 급상승해 불가피하게 급히 방류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동안의 강수현황 등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5∼7일 황해도 해주와 개성에는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고 평강과 용연 등 일부 지역에만 0.2∼0.3mm의 매우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수위가 급격히 올라갔다는 황강댐으로부터 40여 km 떨어진 경기 연천군과 파주시 일대 임진강에 홍수의 조짐이 전혀 없었던 것도 북한 주장의 허구성을 뒷받침한다.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수위가 올라갔다면 황강댐 상류에 있던 2개의 ‘4월5일 댐’에서 물을 흘려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북한이 관리하는 상황에서 황강댐에 위협이 될 만큼 대규모로 물을 방류했을 가능성은 낮다.
비가 오지 않았고 상류 댐에서 방류한 것이 아닌데도 지난해 봄부터 본격적으로 물을 담아온 황강댐에서 방류를 했다면 이는 댐 붕괴 등 안전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북한 토목공사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황강댐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고 응급조치로 한꺼번에 물을 내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강댐이 이번에 방류한 4000만 t은 총담수능력 3억∼4억 t의 10%에 육박하는 양이다. 댐은 통상 만수위를 유지하지 않고 적정 수위로 관리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대규모 홍수사태가 아닌 한 한꺼번에 10%의 물을 방류하지 않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9월로 접어들면 갈수기에 대비해 댐에 물을 담아야 할 시기이며 홍수가 아니면 물을 하류로 흘려보낼 이유가 전혀 없다”며 “북한의 주장은 댐 관리의 기본과 크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