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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원, 국회폭력 엄벌해 사회폭력 근절 계기 삼아야

입력 | 2009-06-18 02:59:00


서울남부지검은 작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 출입문을 해머로 부수거나 다른 위원의 명패를 파손한 혐의로 민주당 문학진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그제 불구속 기소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작년 1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 진행을 방해한 혐의로,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은 올해 3월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이로써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이미 불구속 기소된 민노당 강기갑 의원까지 5명의 의원이 작년 말 이후의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해 재판을 받게 됐다.

국회 내 폭력 문제로 현역 의원들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것은 의정(議政)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지금까지는 국회 폭력이라 하더라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솜방망이 징계를 받거나 흐지부지 처리되기 일쑤였다. 이런 잘못된 관용과 서로 봐주기가 국회 폭력의 만성화를 부추겼다. 검찰은 “국회 내 위법행위는 국회의 자율권을 존중해 의법 조치를 가급적 자제했지만 최근 연이은 사태는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앞으로도 국회 내 폭력은 엄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국회 폭력에 대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는 당연한 일이다.

국회는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민의(民意)의 전당이요 법을 만드는 곳이다. 마땅히 다른 어느 곳보다도 법규 준수의 모범이 되고, 다수결 등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야 할 곳이다. 국민으로부터 입법을 수임 받은 의원들이 폭력으로 민주주의 정신을 짓밟고서야 누구에게 ‘법의 지배를 통한 민주주의 완성’ ‘법 앞의 평등’을 말할 수 있겠는가. 국회 폭력을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폭력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법 준수 의식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가 이 나라의 주역이 됐을 때에도 선배 세대의 폭력 행태가 단절되지 않는다면 그런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낄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국민이 세계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겠는가.

검찰과 법원은 정치권과 정치인의 폭력에 엄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다른 부문의 폭력과 불법에 대해서도 법치의 원칙을 확실하게 세울 수 있다. 법원은 당적(黨籍)을 불문하고 폭력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들에게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 정치공세에 흔들려 움츠러든다면 검찰과 법원이 폭력의 방조자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기소를 ‘편파적인 정치수사’라고 주장하면서 검찰 개혁과 연결시키는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 기소에 불만을 품고 검찰 개혁 운운하면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불법을 저지르고 해머까지 휘두르는 폭력을 행사해도 처벌하지 말라고 한다면 낯간지러운 특권의식이다.

법을 지키지 않고 폭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 드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이런 행태가 한국병(病)이라고 할 지경에 이르렀다. 검찰과 법원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하지만 국회도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국회 내 폭력을 일반 폭력보다 훨씬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윤리위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법을 무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은 스스로 국민의 대표이기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에 합당한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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