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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업적쌓기’ 6월 패키지공세 가능성

입력 | 2009-06-02 02:59:00

해군 초계함 연평도 전진 배치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1일 오전 소연평도 부근 해상에 남한 초계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은 “대비태세를 강화하면서 초계함을 전진 배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후 NLL 주변의 긴장이 높아진 뒤 초계함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연평도=변영욱 기자


北, 전쟁분위기 조성 통해 내부단합 도모
‘서해도발-개성공단 폐쇄-ICBM’ 동시위협

북한이 6월 한 달 동안 한반도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치밀한 계획을 마련해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당국의 관계자는 1일 “북한이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긴장 요인을 만든 것은 한동안 남한과 국제사회를 괴롭히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김정운 후계체제 구축 등 대내외적 목적을 위해 이달 중 미사일 발사와 서해 무력도발, 개성공단 위협 등에 대한 ‘패키지 공세’를 펼 것을 우려하고 있다.

○ 북한의 ‘6월 위협’ 이유는?

최근 김 위원장의 3남 정운을 후계자로 공식화한 북한 지도부는 잇따른 무력 도발과 전쟁 분위기 조성을 통해 엘리트 내부의 단합을 꾀하면서 정운의 ‘업적 쌓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뒤 북한 지도부가 ‘1969년 미국 푸에블로호 나포와 1969년 미국 정찰기 격추 등이 (당시 후계자로 내정됐던) 김정일의 작품이었다’고 선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내부적으로도 ‘전쟁상태’를 조성해 왔으며 최근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핵실험 이후 북한의 체제유지 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가 비상상태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북한 지도부는 ‘150일 전투’ 등 대중동원 운동을 병행하며 숨쉴 틈을 주지 않고 옥죄고 있다.

북한은 외부적인 여건 조성을 위해서도 대외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무시전략’과 굳건한 한미동맹을 공격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15일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일과 16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다발적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 육해공 동시다발 공세 우려

정부 당국은 북한이 동창리로 운반한 ICBM을 2주 뒤에는 언제라도 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사거리 5000km가 넘는 ICBM을 발사해 미국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위협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을 증명함으로써 미국과 국제사회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다. 북한의 ICBM 발사는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어서 추가적인 제재가 불가피하다.

북한은 자신들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이북 해역(남한 영토인 서해 5도와 인근 해역 포함)에서 자체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하고 한국 군함 및 선박의 운행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군 당국은 1999년과 2002년 서해에서 일어난 1, 2차 연평해전이 모두 6월에 일어났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성공단을 통한 긴장도 함께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달 27일 성명에서 “전시에 상응한 실제적인 행동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개성공단 등을 이용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가는 통행을 다시 차단하거나 개성공단 관련 계약의 개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할 수도 있다. 억류된 현대아산 근로자 A 씨 처리 문제도 여전히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