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수 총리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일생은 인권과 민주주의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삶이었습니다. 빈농의 아들에서 인권변호사로, 민주투사에서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참으로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판사 변호사로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과 약하고 가난한 이웃의 친구가 돼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고인은 13대 국회에 진출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 정치의 오랜 과제였던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차례 선거에서 낙선하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취임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갈 것을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와 국민과 함께하는 서민 대통령이 되고자 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숱한 역경과 우여곡절 속에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이룩한 업적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직을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촌로의 삶을 살겠다’고 한 약속대로 전직 대통령의 권위를 벗어버리고 우리 농업과 농촌, 환경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은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오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는 우리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래서 당혹감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은 평생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감내하며 입지전적 길을 걸어온 대통령님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뒤에 남은 우리는 그 뜻을 되새기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해 화합과 통합을 반드시 실현하고 세계 속에 품격 있는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고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온 국민과 더불어 삼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