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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다함께]“피부색 달라도 뿡뿡이 사랑은 한마음”

입력 | 2009-04-28 02:55:00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어머니를 초청한 EBS ‘방귀대장 뿡뿡이’ 공개방송에서 방청객들이 무대에 오른 뿡뿡이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EBS, 다문화가정 어린이 100명 초청 공개방송

“뿡뿡아!”

26일 오후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 빅토리아극장. 어린이들이 한목소리로 소리쳐 부르자 ‘방귀소리 나면 내가 달려간다네…’ 주제가와 함께 뿡뿡이가 객석을 가로질러 무대로 달려나왔다. 극장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중국인 어머니와 함께 온 허지원 양(5)은 “뿡뿡이 좋아”라며 방긋 웃었다.

EBS는 이날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어머니 100쌍을 초청해 ‘방귀대장 뿡뿡이’ 공개방송을 열었다. 베트남 몽골 중국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출신의 이주여성이 자녀와 함께한 자리였다. 베트남 출신으로 한국 생활 5년째인 뚝라우 씨(24)는 “아이와 함께 TV에서 뿡뿡이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는데 공개 녹화를 보니 즐겁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인인 화티마 누리트디노바 씨(27)는 “공개방송에 와보니 한국 문화와 정서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몽골인 자르달마 씨(31)는 “아들 준우(4)와 둘이 나들이한 게 손에 꼽을 정도인데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방귀대장 뿡뿡이’는 EBS의 대표적인 유아 교육 프로그램이다. 뿡뿡이는 주황색 몸에 동그란 눈, 커다란 엉덩이를 한 토종 캐릭터로 특기는 ‘뿌웅’ 소리를 내며 방귀 뀌기. 2001년 4월 첫 방송 이후 3∼5세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주제는 ‘신나는 놀이 대결’. 5대의 카메라가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색색의 풍선으로 장식한 무대와 놀이공원을 형상화한 무대 장치에서 아이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뿡뿡이와 뿡순이, 아기공룡 치치, 짜잔형, 피터팬, 후크 선장이 무대에 등장했다. ‘짜잔 뿡뿡 박수’ ‘피터팬 박수’ ‘빨강 파랑 풍선 흔들기’ 등 어린이와 부모가 직접 참여하는 코너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뛰면서 박수를 쳤고, 어머니들도 신나게 율동을 따라했다. 한 어린이는 녹화 도중에 “따잔(짜잔)이 형!” 하고 크게 불러 모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1시간가량 녹화를 마친 뒤 짜잔형 역의 최동균 씨는 “여느 공개방송보다 어린이와 어머니들이 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면서 “피부색은 다르지만 함께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오한샘 PD는 “피부색과 언어,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냉대를 받아선 안 된다”면서 “다문화가정 어린이도 똑같은 한국의 소중한 보물이라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