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무덤에서 처음 발견된 사신도 벽화. 점선 왼쪽부터 청룡, 주작, 백호 그림이다. 현무는 이 사진을 찍은 카메라의 뒤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석실 벽에 인물도-별자리 그림 함께 있어
15세기 조선시대 무덤에서 사신도(4방위를 맡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그린 그림) 벽화가 처음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15일 “조선시대 도호부사(종 3품의 지방 관직)를 지낸 노회신(1415∼1456)의 무덤(강원 원주시 동화리) 내부 석실에서 사신도와 인물도, 별자리 그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덤에는 1.1×2.7m 크기의 화강암 석실 2개가 나란히 있으며 석실마다 내부 벽 사방에 주작 백호 청룡 현무를 먹으로 그렸다. 백호의 경우 얼굴이 익살스럽게 표현돼 민화 분위기를 풍긴다. 청룡은 얼굴과 몸통, 발톱의 윤곽선이 표현돼 있다. 주작은 날개를 펼친 채 위를 향해 나는 형상이다.
석실 천장에는 원형의 테두리 안에 별자리를 표현한 그림이 있으며 인물도는 석실 중 매장 흔적이 있는 석실에만 그렸다. 인물도는 붉은 안료 등이 프레스코 기법으로 채색됐으며 홀(笏·조선시대 벼슬아치가 임금을 만날 때 손에 쥐었던 물건)과 책(책·삼국시대 이후 무관들이 주로 쓰던 모자)을 들고 있는 사람 12명이 등장해 12지신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무덤의 벽화로는 2000년 공개된 고려 말 문신인 박익(1332∼1398) 무덤에서 인물 풍속도와 매죽도가 발견된 적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