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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9주년]최고의 품질,최고의 기술력으로 세계를 품안에

입력 | 2009-04-01 02:59:00


▼포스코 ‘철강의 꽃’ 자동차 강판, 도요타도 인정해 수입▼

준비된 기업에 위기는 곧 기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자동차산업이 위축되면서 자동차 강판 제조회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포스코는 올 들어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강판을 납품하기로 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엔화 강세로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것이 이번 납품의 배경이다. 도요타자동차에서 외국산 철강재를 사용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냉연강판의 한 종류인 자동차용 강판은 자동차 각 부품의 특성에 맞춰 각 공정의 핵심 기술을 조합해 만드는 제품이다. 자동차 또는 자동차 부품은 부위별로 서로 다른 특성이 필요하다. 부품은 성형성이 높아 가공이 편해야 하고 외관은 도장이 잘되고 결함이 없어야 한다. 용접이 잘되고 부식과 충격에 강해 안전성이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자동차 강판은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제품 가운데 가장 엄격한 품질 수준을 요구하는 제품이어서 이른바 ‘철강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철강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자동차 강판의 가격은 일반 범용 철강재보다 20∼30% 비싸다.

포스코는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존 자동차 강판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최근 자동차용 TWIP강을 개발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철강제품은 강도가 높으면 가공성이 떨어지는 데 비해 TWIP강은 초고강도 수준에서 최고 수준의 가공성을 가지는 제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가공이 어려운 복잡한 형상의 자동차 부품을 같은 종류의 철강재로 만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연료소비효율 향상을 위한 차량 경량화와 차량 안전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현재 일본, 유럽의 주요 완성차 및 부품 업체와 자동차 구조재 용도로 TWIP강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차체 내구성 등의 각종 테스트와 원가 절감, 품질 제고 등의 마무리 상업화 과정을 병행하며 ‘위기 후의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STX조선해양 新공법 잇달아 개발… 13일에 배 한척 생산▼

STX조선해양은 끊임없는 ‘신(新)공법’ 개발로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새로운 공법은 배를 짓는 작업장인 독의 회전율을 높이는 데 집중됐다. 밀려드는 주문을 빨리 소화하기 위해선 한 독에서 여러 척의 배를 짓는 기술력이 핵심이기 때문.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독 회전율에서 매년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독 1개에서 28척을 건조해 13일에 평균 한 척씩 배를 생산해 냈다. 이는 독 한 개에서 최대 5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세미탠덤 건조공법’ 개발 덕이 컸다. 이 공법으로 STX조선해양은 평균 건조기간을 30.5일에서 28일로 줄일 수 있었다.

2004년에는 육상 건조방식인 ‘SLS공법’을 처음 개발해 막대한 독 투자비용을 줄였다. SLS공법은 기존 안벽시설에서 선박 건조를 마친 뒤 스키드 바지선에 태워 바다에 진수하는 방식으로 독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SLS공법으로만 총 16척을 지었다.

STX조선해양의 독 공법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07년 개발한 ‘로즈’ 공법은 기존 해상 크레인 대신 특수장비인 ‘반잠수식 중량물 운반선’과 ‘모듈 트랜스포터’로 선박을 구성하는 여러 블록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해상 크레인으로 블록을 옮기는 방식은 작업속도가 더딘 데다 옮길 수 있는 블록 중량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모듈 트랜스포터는 해상 크레인 작업용량의 두 배가 넘는 7000t 이상의 블록을 옮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선박블록을 잘게 쪼개지 않고 크게 만들어 조립할 수 있어 선박 건조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KCC 이멕스유리-친환경 페인트 불황 극복 ‘효자상품’▼

KCC는 국내 건축자재 및 도료 1위 기업답게 도료와 유리, 건축 내외장재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총 2만5000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강점을 보이는 부분은 창호, 유리, 도료 등이다.

KCC는 모든 창호 제품을 특유의 ‘3톱 시스템’으로 만든다. 3톱 시스템이란 창틀, 유리, 실란트 등 창호의 핵심 요소 세 가지를 반드시 KCC가 직접 생산한다는 원칙이다. 기타 구성 요소는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만은 KCC의 기술력을 적용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유리 제품도 불황 극복에 앞장서는 KCC의 ‘효자상품’이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 주로 고급 승용차에 사용되던 솔라 유리를 건축물에 적용한 ‘솔라그린’, 유리 한쪽에 금속을 코팅해 단열 효과를 높인 이맥스 유리 등이 KCC의 주요 유리 제품이다.

최근 불고 있는 친환경 열풍에 발맞춰 KCC가 내놓은 친환경 페인트 브랜드인 ‘숲으로’도 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CC 관계자는 “이들 제품의 뛰어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적인 정밀화학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효성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처… 타이어코드 세계1위▼

타이어코드(tire cord) 세계 1위 기업은 어디일까. 효성이다. 타이어코드는 소비자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타이어의 성능과 직결된 소재다. 타이어 속에 들어가 자동차의 주행 안전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효성은 일반 자동차에 들어가는 폴리에스테르(PET) 타이어코드 분야에서 선두 자리에 오른 덕분에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 1등의 프리미엄을 얻은 셈이다. 효성은 1990년대 중반부터 적극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 현재 30%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2, 3위는 미국 PFI와 한국 코오롱으로 각각 시장점유율 20%와 12%.

효성이 타이어코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연구개발과 품질향상의 노력 때문이다. 2, 3년에 걸친 품질테스트를 통과하지 않으면 납품 자체가 힘들고 좀처럼 거래처를 바꾸지 않는 시장의 특성 때문에 초반 시장 공략은 힘들었다. 반면 한번 효성의 제품을 납품한 후에는 미쉐린, 굿이어 등 세계 유명 기업들이 충성 고객이 됐다.

효성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한 것이 주효했다”며 “앞으로는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 타이어코드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동국제강 고부가 선박용 후판 한국선급에서 품질 보증▼

동국제강의 ‘파워 프로덕트’는 후판(厚板)이다. 철강 제품 중 후판은 말 그대로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주로 선박 건조와 대형 철 구조물을 만드는 기초소재다.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아무나 만들지 못하는 철강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동국제강과 포스코만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1971년 국내 최초로 후판을 생산했다.

후판은 초대형 선박이나 건축물의 뼈대가 되기 때문에 작은 결함이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제품이다. 수요 업체들의 요구가 가장 까다로운 철강 제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사로는 최초로 2006년 국내 유일의 국제적 선박검사기관인 한국선급(KR)으로부터 품질인증보증을 받았다. 한국선급에서 동국제강의 후판 제품은 별도 인증 절차 없이 품질을 보증하겠다는 의미다.

동국제강은 더 나은 품질의 후판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 11월 완공 목표로 충남 당진에 연산 150만 t 생산능력의 조선용 후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TMCP(thermo-mechanical control process·온라인 가속열처리 정밀제어) 후판과 열처리 후판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후판보다 적게 사용하면서도 더 큰 구조물을 지을 수 있는 최첨단 후판 제품이다. 후판의 강자 동국제강이 후발 주자와의 차별성을 높이고 최고급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으로 이동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