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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공부의 절반은 학습환경!… 책상주변 방해꾼은 싹~

입력 | 2009-02-17 02:56:00


성적향상의 첫걸음… 신학기 공부방 꾸미기 3단계 가이드

“공부하자고 하면 때를 쓰고 울기까지 하던 딸이 이젠 독서광이 됐어요. 뉴스를 보다가도 궁금한 점이 생기면 바로 책부터 찾곤 하죠.”

주부 손현주 씨(35·서울 성동구 응봉동)의 집은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위한 작은 ‘도서관’이다. 2년 전만 해도 소파만 덩그러니 있던 거실엔 2000여 권의 책이 책장에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컴퓨터 옆엔 새로 알게 된 정보를 바로 적을 수 있는 노트와 필기구가 준비돼 있고, TV 앞엔 리모컨 대신 지구본이 자리 잡고 있다.

책이라곤 영어공부를 위한 스토리 북과 학습지가 전부였던 집안은 손만 뻗으면 언제든 책이 잡히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학습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부라면 질색했던 딸은 뉴스에 나온 나라를 지구본에서 찾아보고, 동요에 등장하는 동물의 특징을 자연책에서 확인하면서 공부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지금은 성적표 가득 ‘매우 잘함’을 받아오는 우등생이 됐다.

손 씨는 “딸을 보면서 무조건 단어와 문장을 외우게만 할 것이 아니라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환경이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하지만 책상 앞에 놓인 탁상시계의 ‘째깍’거리는 초침바늘이 자녀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는 많지 않다.

교육 전문가들은 잘못된 학습 환경이야말로 성적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입을 모은다. 책상 위나 공부방이 어수선하면 저절로 침대 위에 눕거나 소파에 아무렇게나 앉아 책을 읽게 되고, 불편한 자세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30분도 채 안 돼 손에서 책을 놓게 된다는 것.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자녀가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공부방을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 1단계: 숨어있는 ‘공부의 적’ 제거하기

학습 환경 개선의 핵심은 공부를 방해하는 ‘적’들을 찾아 제거하는 데 있다.

우선 자녀에게 현재의 공부방을 살펴보게 한 뒤 공부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일일이 적도록 한다. 공부할 때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올려놓지는 않는지, 책장에 만화책이나 잡지 참고서 교과서가 어지럽게 섞여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확인한다.

공부방에서 방해요소들을 제거하는 방법은 부모와 자녀가 논의를 통해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자녀가 정리 정돈하는 데 익숙지 않다면 큰 상자를 준비해 게임기, 만화책과 같은 물건을 모두 쓸어 넣은 뒤 공부를 시작하게 한다.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게임기처럼 중독성이 강한 물건은 공부하는 동안 부모에게 맡기거나 전원을 꺼두는 규칙을 정하는 것도 방법. 자녀가 움직임이 많고 산만한 편이라면 회전의자는 피하도록 한다.

형제, 자매가 방을 함께 쓰는 경우라면 서로의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각각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각자 개인 책상을 가지고 있다면 서로 등을 지고 공부하도록 배치해 주고, 옆으로 나란히 앉아 공부할 수밖에 없다면 칸막이를 설치해 준다.

외부 소음도 공부에 방해가 되는 주요인. 자녀가 공부하는 시간대에는 무조건 TV는 끈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한다. 공부에만 전념하도록 만드는 학습 환경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주기적으로 방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 2단계: 소품 활용으로 학습효과 배가시키기

방에 숨어 있던 ‘공부의 적’을 제거했다면 이번엔 학습효과를 배가시킬 환경으로 개선해보자.

‘수학 1시간’ ‘영어 50분’처럼 시간단위로 학습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은 책상 위에 탁상시계를 올려놓거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큰 시계를 걸어두면 도움이 된다. 시간제한을 두고 긴장감을 유지하면 공부할 때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

반대로 ‘모의고사 1회’ ‘영어단어 50개’처럼 학습량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에겐 시간제한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시계를 책상 뒤쪽으로 배치하는 게 좋다. 학습계획을 세우고도 의지력이 부족해 실천하지 못한다면 책상 앞에 탁상달력이나 학습계획표를 세워두도록 한다. 책상머리에 1학기 목표성적이나 미래의 꿈을 구체적으로 적어 놓거나 목표 대학사진을 붙여놓는 것도 방법.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학생에겐 화이트보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공부방 안에 화이트보드를 설치해 수학문제를 풀거나 그날 공부한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을 요점정리 할 때 활용하면 몸을 움직이며 공부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사회, 과학처럼 유독 암기과목에 취약한 학생들은 ‘암기상자’를 만들어 이용해보자. 과목별로 중요한 내용을 포스트잇이나 작은 메모지에 정리한 뒤 공부방 한쪽에 붙여놓고, 완벽하게 암기한 내용은 하나씩 떼어 암기상자에 보관한다. 자투리시간이나 주말에 무작위로 꺼내 다시 보며 외운 내용을 확인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양은주 빨간펜 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학습능력의 기초인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꾸준히 책을 읽도록 참고서뿐만 아니라 교과서에 등장하는 소설의 단행본, 백과사전 등을 공부방 안에 비치해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3단계: 인적환경에도 변화주기

부모, 친구와 같은 인적환경도 중요하다. 조용히 공부방 문을 열어 보거나 갑자기 간식을 들고 공부방에 들어가는 일은 삼가도록 한다. 집중력이 흐트러져 방해가 될 뿐 아니라 감시받고 있다는 생각에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

자녀의 교우관계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휴식시간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이를 어겼을 땐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려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도움말: 에듀플렉스, TMD교육그룹)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