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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자기야,우리 허니문 갈까” 호주 퀸즐랜드 주 케언스

입력 | 2009-02-13 02:58:00


달에서도 보인다는 2000㎞ 산호초… 1억5000만년 열대숲…

아름다운 산호초가 호주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장장 2000km나 발달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대보초)’, 1억5000만 년이나 된 원시림으로 뒤덮인 퀸즐랜드의 열대습윤 지역(Wet Tropics·일명 열대우림지대). 모두 호주가 자랑하는 세계유산이다.

그런데 이 두 자연의 보물을 두루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 있다. 퀸즐랜드 주 동북부의 케언스다. 하늘, 바다, 땅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며 대자연의 장엄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천혜의 휴양지다. 일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거의 매일 전세기가 오갈 만큼 인기 있는 이곳. 최근에는 우리에게도 허니문 여행지로 ‘뜨는’ 곳이다.

○ 온몸으로 만나는 케언스의 산호수중 바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군이다. ‘배리어’란 ‘방벽’, 리프는 ‘사주’ 또는 ‘암초’. 그런데 그 암초는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다. 아름다운 산호초다. 그런 산호초 방벽이 대륙붕처럼 해안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수중에 방벽의 모습으로 발달해 남북으로 2000km나 이어진다. 그러니 38만 km나 떨어진 달에서도 관측될 만하다.

이것을 영국 BBC방송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50곳’ 중 두 번째에 올린 것은 꼭 그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이 산호 방벽에 의해 조성된 라군(산호 등에 갇혀 호수가 된 바다)의 아름다움이 더 큰 이유다. 거기에는 300종 이상의 산호와 1500종 이상의 물고기가 산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수중의 아름다운 광경을 감상한다.

내가 케언스를 찾은 것은 지난가을. 하지만 이곳은 열대기후대여서 연중 기온 변화가 크지 않다. 늘 여름이라고 보면 된다. 시내 부두에서 ‘카타마란(쌍동선)’에 올랐다. 그 배로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한 시간 반 후. 폰툰에 닿았다. 폰툰은 바다 한가운데에 배가 정박 할 수 있도록 수상에 띄워둔 바지선. 여기에는 식당 탈의실 선베드 등 온갖 휴게시설이 다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이곳의 바다는 달랐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거친 파도와 짙은 물빛의 깊은 바다 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에머랄드 빛을 띠고 파도도 전혀 없이 잔잔한 물결만 인다. 그 이유는 물속에 들어가서야 알 수 있었다. 이곳이 바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의해 형성된 수심 얕은 산호수중의 바다였기 때문이다.

간단한 안전교육 후 시작된 스노클링. 땅 위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로운 빛깔의 산호 숲이 손에 닿을 듯 말 듯 수면 아래에 펼쳐졌다.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알록달록한 열대어의 모습은 경이로웠다. 가빠오는 숨에도 물속에서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노클링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했다. 더 깊이 들어가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첫 다이빙은 불안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전문가이드의 도움으로 아무 탈 없이 수중세계를 탐험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거기서 만난 총천연색 열대어의 군무 모습. 불안은 사라지고 환희가 몰려왔음은 물론이다.

길이가 1m는 족히 넘을 만큼 거대한 나폴레옹 피시, 갈치를 닮은 은빛 물고기, 온몸이 투명한 새우,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모든 열대어가 천연덕스럽게 내 눈앞을 지나갔다. 바다거북은 등이라도 빌려줄 듯 여유작작이었다. 거대한 입을 벌린 채 누운 대왕조개는 이방인의 노크에 황급히 보랏빛 입을 다물었다. 비록 30분간의 짧은 다이빙이었지만 그 감동만큼은 길고도 또 길었다.

당일 일정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투어. 폰툰에서는 약 4시간 동안 머문다. 그러는 동안 즐길거리는 다양했다. 유리바닥 보트나 반잠수정을 타고 수중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헬기에 올라 산호초로 수놓인 멋진 바다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 1억5000만 년 된 원시림과 나누는 자연의 대화

케언스에는 바다가 두 개나 된다. 하나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수중 바다고 다른 하나는 장대비의 빗줄기처럼 대지를 빼곡히 뒤덮은 숲의 바다, 레인포리스트(열대우림)다. 그리고 그 바다는 모래해변을 경계선으로 거의 붙어있다시피 한다.

그 레인포리스트 숲의 바다를 찾아 떠났다. 그곳은 케언스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남짓 한 높지 않은 산악의 고원. 450km²에 달하는 거대한 열대우림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곳을 보자면 헬리콥터가 제격. 그러나 소음과 진동 때문에 생태계가 위협받는다. 그래서 이곳에는 ‘스카이 레일’이라는 곤돌라가 헬기를 대신한다. 지금까지는 세상에서 운행거리가 가장 긴 곤돌라다.

출발점은 호주 원주민 마을인 쿠란다역. 고원의 카라보니카역까지 7.5km를 공중으로 운행하는데 배런 협곡 국립공원을 뒤덮은 거대한 열대우림의 장관을 편안히 앉아 감상하는 멋진 여행길이다. 숲의 나무는 최고 50m까지 키가 자란다. 조금이라도 더 해바라기를 하려는 경쟁의 결과다. 중간 역에 내리면 그 숲 속을 걸어서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있고 숲의 생태를 첨단장치로 보여주는 전시관도 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세계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호주정부와 운영회사가 선택한 친환경적인 곤돌라 지주 설치시공법이다. 최고 40.5m에 달하는 지주를 마치 숲 속에 바늘 꽂기 방식으로 꽂아 넣었는데 그나마도 지주가 들어선 곳에 자라던 나무도 모두 부근에 옮겨 심었다.

열대우림의 고원에는 레인포레스테이션이라는 테마공원도 있다. 여기서는 호주 원주민(애보리지널)이 디주리주(전통악기)도 연주하고 부메랑 시범도 보인다. 코알라, 캥거루, 웜배트 등 호주대륙에서만 서식하는 동물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거기서 단연 인기는 아미덕(Army Duck) 투어다. 아미덕은 2차대전 당시 수륙양용차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늪과 가파른 숲길을 종횡무진 누비며 숲 속의 신비로운 세상을 체험(40분)시켜 준다. 1억5000만 년 된 고사릿과 식물 트리펀스, 200세를 넘긴 북퀸즐랜드 펜 팜(야자수), 부메랑 재료인 블랙와틀 등도 본다.

케언스의 또 하나 명물은 세계 최고의 코스로 이름난 털리 강에서의 래프팅이다.

○ 느긋한 휴식과 스파

해진 후 케언스는 열대의 낭만이 짙다. 야자수 해변의 노천카페는 촛불로 불을 밝히고 그 테이블은 연인과 가족들로 둘러싸인다. 내가 찾은 곳은 자동차로 20분 거리의 팜 코브(Palm Cove) 해변. 새하얀 모래사장을 장식하는 야자수 풍경이 인상적인 호주 10대 해변 중 하나. 시 템플 리조트&스파, 앙사나 리조트&스파, 노보텔 록포드 팜 코브, 세벨 리프 하우스&스파 등등. 고급스러운 리조트호텔이 해변을 따라 줄지어 있다.

이곳 호텔의 특징은 3, 4층으로 나지막하고 해변에 노천식당을 둔 점. 또 호텔마다 야외 풀을 중심으로 숙소를 배치해 분위기가 아늑한 것도 매력이다. ‘홀리데이 아파트먼트’도 있는데 호텔급 시설의 한국식 콘도를 연상하면 된다. 최근 팜 코브의 호텔은 고급 스파를 경쟁적으로 유치해 스파 천국으로 각광받고 있다.

케언스=이재일 기자 lji1922@donga.com

│여행정보│

◇찾아가기 ▽브리즈번 경유 루트=인천∼브리즈번∼케언스. 대한항공 브리즈번 직항 편(주 3회·약 10시간 소요) 이용. 브리즈번∼케언스 2시간 반 소요. ▽직항편=대한항공은 7, 8월에만 직항 전세기를 운행(6시간 반 소요).

◇기후&날씨 케언스와 브리즈번 모두 기온이 연중 2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단 열대인 케언스의 경우 12월은 우기다.

◇숙소정보 ▽시 템플 리조트=www.seatempleresorts.com.au ▽앙사나 리조트&스파=www.angsana.com ▽노보텔 록포드 팜 코브=www.rockfordhotels.com.au ▽세벨 리프 하우스&스파=www.reefhouse.com.au

◇문의 ▽호주정부관광청=www.australia.com ▽퀸즐랜드 주 정부 관광청=www.queensland.or.kr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한 섬 리조트를 관리하며 사는 ‘세상 최고 직업’의 현장이 퀸즐랜드 주에 있다. www.islandreefjob.co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