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따갑기만 하던 햇볕이 어느덧 포근해졌고 가느다란 미풍도 제법 쌀쌀하게 느껴진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는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소화하기 좋은 시기다. 그저 두툼한 재킷으로 가을 채비를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패션지수는 제로(0).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온라인쇼핑몰 G마켓의 상품기획자(MD)들로부터 올가을 패션을 완성시켜줄 ‘머스트해브’ 아이템을 추천받았다.》
○ 머플러 하나 둘렀을 뿐인데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품은 단연 머플러다. 캐주얼 의상을 즐겨 입는다면 체크무늬 머플러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체크도 다 같은 체크가 아니다. 사냥개 이빨 모양을 본뜬 하운드투스 체크에서부터 선 굵기가 서로 다른 서너 가지 색을 바둑판처럼 엇갈려 놓은 타탄체크, 생선뼈 무늬가 사선으로 들어간 헤링본 체크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멋을 즐기는 남성이라면 시마그 머플러를 시도해보자. 이라크전 때 미군이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두르던 머플러로, 머플러 끝에 술이 달려 있다. 머플러를 대각선으로 잡아 삼각형 모양으로 접어서 목에 둘러주면 모서리 부분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멋스럽다. 정장을 즐겨 입는 여성이라면 페이즐리(올챙이와 같은 곡옥 모양의 무늬) 패턴을 이용한 스카프를 가을 소품으로 응용해보자. 페이즐리라 하면 클래식하면서 격식에 맞는 모임에만 어울리는 패션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진 의류에도 멋지게 코디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 올가을 그녀의 ‘잇(it) 백’은?
가을 외투 가격이 만만치 않은 요즘, 트렌디한 핸드백 하나만으로도 멋쟁이가 될 수 있다.
올가을에는 지난 봄여름 시즌에 비해 금속 장식이 달린 제품보다 가죽 본연의 느낌을 살린 소재가 인기다. 단풍과 비슷한 레드 색상의 가죽 소재 아이템을 고른다면 크게 실패하지 않는 선택이다. 패셔니스타로 각광받는 탤런트 최강희가 메고 나와 인기를 끈 아웃포켓 가죽 숄더백은 흰색 티셔츠에 스키니 진, 긴 재킷의 평범한 옷차림도 멋스럽게 바꿔준다. 무거운 가죽 핸드백이 부담스럽다면 장바구니에서 모티브를 따 온 쇼퍼백을 ‘즐겨찾기’ 해둘 것.
체크 바람은 핸드백도 예외가 아니다. 종전보다 체크의 크기도 커지고 색상도 한층 화려해졌다. 보헤미안 스타일의 체크무늬 옷을 소화하기 힘들다면 체크무늬 가방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 보헤미안 액세서리로 스타일 완성하기
아이돌 그룹 ‘빅뱅’이 즐겨 쓰는 챙 좁은 중절모 모양의 페도라는 올가을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가을 패션 트렌드인 보헤미안 룩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꼭 갖춰야 할 아이템이다.
발목 아래까지 올라오는 짧은 부츠인 부티 역시 활용도가 높은 소품이다. 넓적다리 부분이 풍성한 5부 길이의 배기팬츠와 함께 신어도 멋스럽다. 군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워커힐은 다양한 색상의 레깅스나 보헤미안 스타일의 원피스에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이른바 ‘쫄쫄이 신발’이라 불리는 밴딩 슈즈(발뒤꿈치 부분을 고무밴드로 처리해 신축성과 착용감이 좋은 구두)도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가을 소품이다.
보헤미안 스타일의 포인트 색상은 단연 보라색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피부색은 보라색을 소화하기 힘든 편이니 주의할 것! 외부 조명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보라색 빛의 크리스털 귀걸이를 한다면 당신의 보헤미안 룩은 완성된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