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재정장관, 국회 질의에 “알기 어렵다”
“누구는 시작이라고 하고 누구는 끝났다 하더라”
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시장 불안의 전개 양상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발언해 경제정책 수장(首長)으로서 신중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금융위기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솔직히 알기 어렵다는 게 제 인식”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형 IB(투자은행)의 체어맨(회장)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금융위기가 시작’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8월이 위기의 끝이라고 했는데 다른 사람은 시작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재정부 차원에서 각계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분석한 뒤 금융위기의 전개 방향을 예측한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만난 지인들의 상반된 의견을 공식 석상에서 소개한 것에 불과해 정부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등 일련의 금융위기 현상과 관련해) 이런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강 장관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발행을 유보한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과 관련해서도 “아주 안 좋은 상황이며 전체적인 자금 경색으로 금리뿐 아니라 유동성도 좋지 않다”며 “현재로선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과 관련해서도 그는 “물론 주식시장(주가)이 떨어졌지만 (개인들이 아직) 직접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다”고 말해 안이한 대답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