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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를 ‘부활’ 시키는 에너지 충전 비법

입력 | 2008-09-08 02:54:00


탁한 피 맑게 하는 ‘포톤 세러피’, 만성피로 해소 성기능 향상에 효과적

“나 ‘피돌이’ 하러 독일에 간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생전에 한 말이다.

정 회장과 친분이 있는 한 기업의 대표는 이 말을 듣고 ‘피돌이’의 뜻을 몰라 어리둥절해했다고 한다. 최근에 자신도 이 치료를 받고 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했다.

정 회장이 받았다고 하는 ‘피돌이’의 의학 명칭은 ‘포톤 세러피(Photon Therapy)’. 한국말로 번역하면 ‘광양자 요법’이다.

식생활이 고칼로리의 육식 위주고 당분 섭취가 많아지면 몸의 혈액은 점차 끈적끈적해지고 탁해진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은 잘 안 되고 체내에 독소와 활성산소가 쌓인다. 이는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 암, 당뇨 등 성인병의 주된 원인이 된다.

포톤 세러피는 정맥에서 나오는 나쁜 피를 뽑아 맑게 정화한 후 다시 넣어 혈액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좋은 효과가 있어 독일에서는 포톤 세러피를 항암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포톤 세러피는 혈액 순환, 해독 작용에도 효과가 있어 독일뿐 아니라 스위스 프랑스 등에선 항노화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포톤 세러피를 도입한 닥터최 바디라인 클리닉의 최윤숙 원장은 “이 치료법이 한국에 들어온 지 5년 정도 됐다”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고위 관리, 연예인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혈액이 산소와 광선을 만나 새로운 혈액으로 부활

1903년 덴마크 의사 니엘 핀센은 자외선이 살균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이 연구 성과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는데, 이것이 포톤 세러피의 시작이었다.

1922년 독일 의사 나스위티스가 포톤 세러피를 개발했다. 뽑아낸 피를 253.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장을 가진 자외선에 쪼인 후 다시 혈관에 주입하면 혈액순환 개선, 노화방지, 면역력 촉진, 호르몬 불균형 개선 등의 효과를 낸다고 하는 광양자 치료법이다.

포톤 세러피는 약을 먹거나 수술하는 치료가 아니다. 보통 헌혈할 때 뽑는 피의 양인 320∼400cc의 4분의 1 수준인 80cc가량을 뽑은 뒤 산소를 넣고 자외선을 쬐어 다시 주입하는 방법이다.

음압을 이용해 혈액을 진공 링거 병에 채혈한 후 산소를 주입한 뒤 칵테일(적혈구에 산소함유량을 높이도록 병을 흔드는 행위)한다. 그리고 자외선을 쪼인다.

이 과정을 거치면 탁했던 피가 선홍색의 맑은 피로 바뀌면서 에너지를 얻고 입자는 활발하게 운동하게 된다.

채혈한 혈액의 색으로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최 원장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혈액의 색을 8단계로 분류했다. 건강할수록 밝은 선홍색을 띠고, 피로가 많이 쌓였거나 건강이 나쁠수록 간장에 가까운 검은색을 띤다.

민간요법에선 체하면 손가락 끝을 딴다. 바늘로 손가락 끝을 찔러 피를 내는데 피의 색이 검으면 ‘죽은 피’라고 말한다. 이는 혈액에 산소함유량이 낮아 검게 변했기 때문이다.

몸속의 피가 검은색에 가까운 것은 맑은 산소가 부족하거나 몸을 산화시키고 세포 기능을 떨어뜨리는 활성산소가 많아서다.

또한 채혈할 때 혈액의 움직임이 느릴수록, 산소를 주입했을 때 산소방울의 모양과 크기가 불규칙할수록 건강이 나쁘다고 보면 된다.

최 원장은 “심하게 피로가 누적됐거나 건강이 아주 좋지 못하면 혈액이 탁하고 지방이 많아져 채혈할 때 혈액이 모아지는 관(chamber)이 막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 해독, 만성피로 해소, 면역력 증강 효과

고작 80cc의 혈액을 바꾼다고 해서 4∼6L나 되는 전신의 피를 맑게 할 수 있을까.

그렇다. 광선을 쬐어 에너지를 얻은 혈액을 다시 몸속에 넣으면 파동효과에 의해 전신의 혈액도 영향을 받는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호수 전체가 요동을 치는 것과 비슷한 이치.

에너지를 받아 움직임이 활발해진 적혈구들이 몸 전체의 끈적끈적하고 검은 혈액까지 맑고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혈액 전체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져 몸 전체의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신진대사로 생기는 찌꺼기와 각종 노폐물도 빨리 배출돼 해독이 되면서 피로가 해소된다.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광고대행사 CEO인 이모(42) 씨는 “과음 후 포톤 세러피를 받으면 숙취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혈액순환이 좋아져 고지혈증과 당뇨같은 성인병 치료에도 도움이 되며, 남성은 성기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면역력이 좋아져 잔병치레도 줄어든다는 설명.

○ 힘 좋아진 혈액에 영양주사를

최 원장은 혈액치료 후 영양주사를 추가로 처방한다. 미네랄과 비타민C, 태반 등 영양소가 함유된 주사라고 한다.

영양주사를 처방하는 이유에 대해 최 원장은 “혈액 치료 후 혈액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상태이므로 영양분의 흡수력도 2배 이상 높아 효과가 더 좋기 때문”이라면서 “사람에 따라 자각증상은 다르게 나타나지만 치료 즉시 얼굴 혈색이 바뀌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치료시간은 혈액 치료와 영양주사를 합해 30분∼1시간.

최 원장은 “치료를 받은 사람 중 극히 일부는 몸이 나른해지는 명현(明顯) 반응이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곧 없어진다”면서 “1회 치료만으로 효과가 있지만 주 1회씩 6개월∼1년 지속적으로 치료받으면 효과는 더 좋다”고 덧붙였다.

단, 피를 뽑고 주입하는 시술이므로 혈우병 같은 혈액질환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