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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따야 본전” 속쓰린 드림팀

입력 | 2008-08-07 08:36:00


美 여자농구팀 평균연봉 ‘5만달러’… NBA 신인보다 적어

‘드림팀’이라 불리는 미국 남자농구대표팀은 언제나 이들의 머리 위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였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미국 남자농구대표 드림팀 멤버들이 초특급 대우 속에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동안 이들은 남몰래 눈물 섞인 땀을 흘렸다. 드림팀은 지난 두 차례 올림픽에서 우승에 실패하고도 여전히 당당했지만 이들은 세 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또 하나의 ‘팀 USA’, 미국 여자농구대표팀 얘기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점점 다른 나라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손발 한번 맞춰보지 못한 채 베이징에 왔다. 앤 도노반 감독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춘 다른 나라 선수들과 대결하는 게 우리의 새로운 도전이다. 하루 빨리 팀 케미스트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합동훈련 시간이 부족했던 건 다른 이유가 아니다. 선수들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WNBA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5만달러 선. NBA의 90분의 1 수준이고, NBA 신인선수 최저연봉(40만달러)보다 훨씬 못하다.

1997년 출범 이후 줄곧 그랬다. 그래서 선수들은 비시즌 때 다른나라 리그에서 ‘과외 활동’을 한다. 1년의 대부분을 경기에 출전한다는 얘기다. 그러니 따로 모여 훈련하는 건 꿈도 못 꾼다. 그런데도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러시아에 패하자 비난이 쏟아졌다. 1994년 이후 국제대회 첫 패였는데도 말이다.

난적도 생겼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인 호주는 가장 강력한 도전자다. 세계 정상의 선수로 평가받는 로렌 잭슨(시애틀)과 페니 테일러(머큐리)가 버티고 있다. 테일러는 올림픽 훈련에 전념하기 위해 WNBA 전반기 출전도 포기했다. 러시아에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적까지 바꾼 가드 베키 해먼(샌안토니오)이 있다.

그래도 이들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네 번째 금메달에 도전하는 주장 리사 레슬리(LA)는 “아테네 금메달 때도 훈련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고 강조했다. 금메달 2개를 함께 일궈낸 케이티 스미스(디트로이트)와 한 때 한국 용병이었던 타미카 캐칭(인디애나)이 주축 멤버. ‘영 트로이카’ 캔디스 파커(LA)-다이애나 타우라시(피닉스)-수 버드(시애틀)도 기대주다.

타우라시는 “2004년에 금메달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지켜봤다. 내게 기회가 주어지는 한 언제든 함께 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아무도 그렇게 불러주지 않는다 해도 그들은 진짜 ‘드림팀’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