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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北수뇌 첫 접촉… 현안 대화 나눌까

입력 | 2008-08-04 03:02:00


이명박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8, 9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는 뜨거운 ‘국익외교’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방중 기간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한편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자원 부국 정상들과 잇따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의 첫 남북 수뇌부 대면=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8일 후 주석 초청 오찬에서 15∼25명이 함께 앉는 테이블에 4, 5명의 다른 국가 정상급 외빈들을 사이에 두고 앉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관계자는 3일 “두 분 간에 직접 만남이 예정돼 있거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오찬장에 도착한 각국 요인이 귀빈실에서 10여 분 동안 대기할 때 어느 한쪽이 회피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남북한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이뤄지면 이명박 정부 들어 첫 남북 수뇌부 간 접촉이 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의 ‘2인자’다.

이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8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막식 참석을 위해 귀빈실에 잠시 대기하면서 또 한 차례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북한의 금강산 내 남측 인원 추방 등으로 남북 간 경색 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서 남북 간 핵심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누게 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및 자원 부국들과 협력관계 강화=이 대통령은 또 방중 기간 후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5월 정상회담에서 격상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알제리 등 자원 부국 정상과도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서는 카스피 해 지역 석유·가스전 개발, 우리 기업의 인프라 건설 참여, 투자보장협정 및 항공협정 체결 등이 논의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국인 알제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63억 달러 규모의 알제리 신도시 건설,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는 원전 건설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한국의 의원 외교, 각국의 정상 외교=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대한태권도협회장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대한농구협회장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20여 명이 응원단 등의 명목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한편 현재 중국 측에 국가지도자의 개막식 참석을 통보한 나라는 80∼90개국이다. 각국 정상은 1∼3일간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예정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