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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강산 만행 유야무야한 채 방북단 보낼 순 없다

입력 | 2008-07-23 23:06:00


북한이 우리 지방자치단체 및 사회단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방북(訪北) 유치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북이 손짓을 보내고 있는 곳은 경남도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북지원 단체인 굿네이버스인터내셔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나눔인터내셔날 등으로 거론되는 방북 인원만 단체별로 적게는 40명에서 많게는 150명에 이른다. 북의 속셈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통민봉관(通民封官) 전술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따돌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을 상대로 대북지원도 받고 6·15 및 10·4 남북정상선언 지지극(劇)도 연출하겠다는 것이다.

다행히 정부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8월 방북을 직권으로 철회시켰고, 김태호 경남지사의 방북도 적극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를 비롯한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방북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불허하면 마찰까지 예상된다. 이들을 비롯해 어떤 단체나 기관의 방북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본다.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소명이다.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신뢰는 거기서 출발한다. 북한의 사과는 고사하고 박왕자 씨가 어떻게 피살됐는지, 북한군의 우발적 총기사고인지 아니면 고의적 도발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민간인들을 다시 북에 들여보낸다면 북이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알겠는가. 더욱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금 싱가포르에서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통해 북을 압박하고 있다. 한쪽에선 이러면서 다른 한쪽에선 딴 짓을 해서야 되겠는가. 국제사회가 우리를 어떻게 보겠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대북(對北) 특사 파견 발상도 적절치 않다. 가해자는 북이다. 당연히 사과하고 공동조사에 응해야 한다. 우리가 특사까지 보내가며 사정할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도 “북이 특사를 받겠느냐”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지만 북이 스스로 공동조사에 나서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방북을 허용해선 안 된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에 맞게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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