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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와의 전쟁’ 오초아를 넘어라

입력 | 2008-06-26 08:58:00


○156명 출전…한국선수 45명

‘맨발의 기적’을 일궈냈던 US여자오픈이 개막한다.

1998년, 신발을 벗고 하얀 발을 드러내며 연못으로 들어가 샷을 날렸던 박세리(31)의 모습은 10년이 흐른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태극 낭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탄생시켰던 US여자오픈이 26일 오후(한국시간) 미네소타주 에디나의 인터라켄골프장(파73.6789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1946년 시작된 US여자오픈은 오랜 전통을 자랑할 뿐 아니라, 상금 규모에서도 최고다.

총상금 310만 달러, 우승상금 56만 달러로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쥘 경우 상금왕 경쟁의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출전선수 156명 중 태극낭자는 45명으로 전체의 30%다.

○긴 코스 탓 티샷 짧을땐 고전할듯

US여자오픈을 개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번 대회의 최대 화두를 ‘거리와의 싸움’으로 이끌었다. 6789야드에 이르러 티샷이 짧은 선수에게는 고전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치러진 US여자오픈 중 가장 길었던 2005년 체리힐스 골프장보다 40야드 더 길게 조성돼 선수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길이가 늘어난 만큼 장타자들에게 유리하다. 코스 레이팅을 파73으로 만들어 파5홀이 5개로 늘어났다.

따라서 장타자들에게는 더 많은 버디 기회를 제공한다. 5개의 파5홀 중 4개는 2온을 노릴만하다. 556야드에 이르는 3번홀을 제외하면 무난하다.

특히 2번홀은 473야드에 불과해 장타자라면 아이언으로도 2온 공략이 가능하다.

파5홀에서 타수를 줄여놓지 않으면 우승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반면 5번(파4.438야드), 9번(파4.413야드), 17번홀(파4.441야드)은 드라이브샷이 짧은 선수들에게 불리하다. 2온을 노리기 힘들어 파 세이브가 만만치 않다. 파3홀도 만만치 않다. 227야드에 달하는 8번홀은 파 세이브만으로도 버디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러프까지 길어 정확하게 공략하지 않으면 다음 샷에서 지장을 준다. 장타자가 정교함까지 갖추기란 쉽지 않다. USGA는 바로 이런 점을 이용했다.

○오초아 장타1위…신지애 등도 우승후보

US여자오픈과 한국낭자의 인연은 질긴 편이다.

1998년 박세리(31)의 우승 이후 2005년 김주연(27)이 마지막 홀에서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US여자오픈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낭자들이 세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산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다.

장타 1위(278.1야드)와 그린 적중률 1위(78.1%)에 올라 있는 오초아는 기록만 놓고 보면 USGA가 오초아를 위해 코스를 세팅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LPGA투어 홈페이지는 로레나 오초아와 함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마리아 요르트(스웨덴), 청야니(대만) 등을 장타와 정교함을 갖춘 우승후보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카리 웹(호주), 디펜딩챔피언 크리스티 커(미국)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우승후보에 올려놓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지난 주 웨그먼스LPGA를 제패하며 상승세를 탄 지은희(22·휠라코리아)를 필두로 US여자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박세리(31), 김주연(27) , 김미현(31.KTF), 한희원(30.휠라코리아), 박지은(29.나이키골프), 장정(28.기업은행) 등 고참 선수들이 관록을 앞세워 정상을 노린다.

신예들의 첫 메이저 사냥도 기대된다. 이선화(21.CJ)와 이지영(22.하이마트), 상승세가 돋보이는 최나연(21.SK텔레콤)과 박인비(21) 등이다.

뒷문도 든든해졌다. 국내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와 2위 안선주(21.하이마트)가 합류해 힘을 실어준다. 두 사람 모두 드라이브샷을 270야드 이상 보낼 수 있는 장타와 적중률 높은 아이언 샷을 자랑해 우승후보들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예선전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미셀 위(19·미국)는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2006년에 공동 3위를 차지했던 미셀 위는 최근 실종된 장타와 들쭉날쭉한 아이언샷이 불안하지만 손목 부상 회복과 컨디션 호조가 눈에 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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