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곡물 생산국의 올해 곡물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곡물작황마저 나쁘면 전 세계 식탁 물가는 더욱 오르고 일부 지역의 식량위기는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10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의 곡창지대는 좋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파종이 예년보다 크게 늦어져 올해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국가 간 곡물 교역량 기준으로 △옥수수는 전체 교역 물량의 60% △대두(콩)는 3분의 1 △밀은 4분의 1 △쌀은 10분의 1을 차지한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중부의 콘벨트(옥수수 대량 생산 지역)는 6월 첫째 주가 되면 옥수수가 30cm를 넘을 만큼 자라야 하지만 올해는 옥수수 파종 지역의 10%에서 아예 싹도 나오지 않을 만큼 파종이 늦어졌다.
늦은 파종으로 발육이 더디어진 옥수수는 여름 폭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라면 올해 옥수수 작황은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에선 중부지역의 폭우로 9일 곡물선물거래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부셸(약 27kg)당 6.5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대두 파종도 지난해에 비해 평균 16% 늦어졌다.
빵 등의 재료가 되는 밀 작황 전망도 좋지 않다. 당초 전문가들은 올해 전 세계 밀 생산량이 재배면적 증가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밀 주요 수출국인 호주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뭄이 계속되면서 밀 생산량이 평년작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시아 지역의 주식인 쌀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확기를 맞은 남부 지역의 쌀 재배 농민들에게 이 지역에 이례적인 폭우가 예상된다며 가능한 한 수확을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전체 쌀 생산량의 절반을 재배하는 아칸소 주의 경우 파종 시기가 늦어지면서 올해 쌀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7%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제 쌀 수출시장에 공급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종자, 비료, 농약, 디젤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도 부담이다. 곡물 가격이 오르면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것이 시장원리이지만 농사를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도 나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