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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옹기는 지역 일조량 따라 배부른 모양 달랐다”

입력 | 2008-06-06 02:53:00


박성용 교수 ‘옹기지도’ 발표

남부 ‘불룩’ 북부 ‘날렵’

《경북 지역 옹기를 형태별로 지도에 표시한 ‘옹기 문화지도’가 나왔다. 박성용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연구팀이 경북 지역 22개시군 전체의 1850∼1950년 옹기를 조사해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옹기 형태를 지리적 경계에 표시한 것이다. 문화지도는 유무형 문화유산의 형태별 특징을 지도에 나타낸 것으로 문화 전승, 전파 양상을 한눈에 보여주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연구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박 교수는 5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박물관에서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문화지도와 문화경계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경북 옹기는 다른 지방에 비해 몸통이 뚱뚱하고 아가리가 좁은 것이 특징. 박 교수는 옹기 몸통의 배부른 정도에 주목했다. 그는 1년 여간 경북 지역 옹기를 조사한 결과 엇비슷하게 생각돼 왔던 경북 옹기도 지역에 따라 배부른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문경시와 예천군 등 북부권 옹기들은 몸통의 배가 부르지 않아 옹기 아가리부터 밑바닥까지 직선에 가까운 장방형을 띠었다. 대구 포항 등 남부권의 옹기는 몸통의 배가 불러 뚱뚱한 형태였고 중심권인 의성군의 옹기는 그 중간 형태였다. 상주군 등 서부권 옹기 몸통의 배는 중심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충청도 옹기의 영향을 받아 몸통에 비해 아가리가 넓은 특징을 보였다.

박 교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옹기 실측도를 지도 위에 표시하자 경북 지역 옹기들의 세밀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옹기 형태가 지역별로 다른 이유는 뭘까. 몸통의 배가 부르지 않고 굴곡이 없을수록 햇빛을 많이 받아들이므로 일조량이 적은 북부권으로 올라갈수록 이 같은 형태의 옹기를 선호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 그는 “앞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에 흩어진 한민족 문화권의 문화지도를 그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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