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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격전지, 누가 맞붙나

입력 | 2008-03-18 02:58:00

노인정에서서울 동작을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7일 지역구 내 한 노인정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재래시장서울산 동구에서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게 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17일 지역구의 한 재래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통합민주당이 초경합지역 45개 가운데 17일 여론조사 집계가 끝난 25개 지역 후보를 발표하면서 서울 및 수도권, 충청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숨 가쁜 대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국적으로 정당지지율에서 민주당보다 2배가량 앞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지역과 후보의 경쟁력에 따라 접전이 예상된다.》

서울 종로- 박진 표밭관리 6년 ‘터줏대감’, 손학규 인지도 높은 ‘뉴스메이커’

서울 동작을- 정몽준 월드컵 신화 - 한미외교 두각, 정동영 지역민 35% 호남출신 강점

서울 은평을- 이재오 ‘지역관리 귀재’ 현정부 실세, 문국현 “대운하 반대” 환경운동 앞장

충남 홍성-예산- 홍문표 도청이전 밀착공약 승부수, 이회창 선영 있는 곳에서 ‘바람몰이’

▽서울 동작을=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16일 공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49%대의 지지율을 얻어 민주당 후보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10%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이 지역은 출마를 선언한 지 닷새가 안 된 ‘외지인 대결’이 펼쳐지는 곳이다.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정 의원은 2002년 월드컵 신화를 거치며 전국적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키웠고, 한미동맹 외교에서 역할을 해 왔다. 정 전 장관은 호남 출신 비율이 35%를 넘어서는 이 지역에서 서민 밀착형 선거운동을 통해 유권자의 마음을 끌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정 전 장관은 구로 금천 강서 등 인접 선거구의 지원유세도 준비해야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서울 종로=경기고-서울대-옥스퍼드대 출신 두 후보의 대결장이다. 6년간 지역구 의원으로 현장을 누벼 온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보다 10%포인트가량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 대표는 당무 때문에 종로의 표밭을 제대로 누비지 못하고 있지만, 뉴스의 핵심에 놓여 있는 만큼 인지도만큼은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 은평을=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통하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로부터 도전장을 받아든 상태다. 이 지역은 환경운동을 해 온 문 대표가 ‘대운하 반대’를 앞세우며 한나라당에서 대운하 전도사 역할을 해온 이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문 대표가 지역구 관리의 귀재로 알려진 이 의원에게 5, 6%포인트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공개되면서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17일 밤 전 서울시의원인 송미화 후보를 공천했다. 표가 갈라져서 문 대표가 이재오 의원의 거센 추격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서울 성동갑=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입’ 역할을 했던 현역 의원들의 대결이 볼 만하다. 지난 주말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31%대 지지율을 얻어 29%대를 기록한 민주당 최재천 의원을 근소한 차로 앞서가고 있다.

▽서울 도봉갑=뉴라이트와 올드레프트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4선 고지를 넘보는 민주당 김근태 의원이 첫 국회 진출을 꿈꾸는 보수 이론가인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를 앞서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38.4%를 얻어 31.1%에 그친 신 후보를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광진을=2004년 탄핵 국면에서 여론의 역풍을 맞아 전국을 돌며 ‘3보1배’ 고행을 했던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MB연대 회장을 지낸 변호사 출신 박명환 후보의 도전을 받았다. 지난 주말 여론조사 결과 인지도면에서 크게 앞서는 추 전 의원이 45.1% 대 25.8%로 박 변호사를 앞서고 있다. 추 전 의원은 이번 공천 경쟁에서 4년 전 열린우리당 후보로 자신을 꺾었던 현역 김형주 의원을 제쳤다.

▽서울 동대문을=‘BBK 사건’을 둘러싸고 ‘창과 방패’ 대결을 펼쳤던 두 정치인이 격돌하고 있다. BBK 공세를 전면에서 막았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여권 공세의 선봉에 섰던 민주당 민병두 의원을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지난 주말 조사 결과는 48.5% 대 20.0%. 홍 의원은 이 지역에서 3선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 부천 소사=차명진 의원과 민주당 김만수 후보가 2006년 재·보궐 선거에 이어 1년 반 만에 다시 겨룬다. 차 의원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남겨 놓은 자리를 이어받았고, 당시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던지고 후보로 나섰던 김 후보에게 승리했었다.

▽경기 안산 상록갑=한나라당은 한국노총 경기본부장을 지낸 이화수 후보를 공천했다. 이 후보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참여정부의 청와대에서 3년 8개월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전해철 변호사를 대항마로 내세웠다.

▽충북 옥천-보은-영동=이용희 국회부의장이 민주당을 떠나 17일 자유선진당에 입당하면서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심규철 전 의원과 재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 부의장의 지역구는 지난 대선에서 호남 이외에 민주당의 득표율이 한나라당보다 높았던 유일한 지역. 그는 9대 의회에서 처음 당선한 이후 수천 차례 주례를 서면서 바닥을 다졌다. 변호사 출신 심 전 의원 측은 긴장하면서도 “민주당에서 비리 문제로 공천 받지 못한 후보라는 점을 유권자들이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충남 홍성-예산=한나라당 총재를 지낸 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선영이 있는 충남 홍성-예산을 선택해 ‘오랜 동지’였던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과 맞붙는다. 홍 의원은 “이 총재의 바람몰이에 충남도청 이전 준비 등 지역밀착형 공약으로 맞서겠다”고 말하고 있다.

▽대전 중=5선의 한나라당 강창희 최고위원은 4년 만에 권선택 선진당 의원과 재대결한다. 권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인사비서관을 지낸 뒤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됐으며 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