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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여성기업 프렌들리’로”

입력 | 2008-03-18 02:58:00

이인식 여성부 차관과 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등 여경협 임원들이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만나 여성 경제인의 애로사항과 새 정부에 거는 기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경협 임원들은 이 자리에서 “새 정부가 여성 기업인들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영 기자


이차관 “李 대통령도 여성경제인 지원에 공감”

女인력 재교육-제도적 뒷받침 필요성 등 논의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사업하는 것은 험난합니다. 새 정부는 여성 기업인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합니다.”(안윤정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여경협 임원 8명이 이인식 여성부 차관과 만났다.

안 회장은 전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것을 소개하며 운을 뗐다.

“회의에서 제가 대한민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5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여성 기업인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여성 경제인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입니다. 이 대통령도 제 얘기에 ‘맞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곧 정부가 ‘여성기업 프렌들리’가 되기 위한 주문이 잇달았다.

“최근 입지 규제가 화두인데, 여성 경제인들도 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강원도 지역에 농공단지가 만들어졌는데 여성 기업인에 대한 혜택이 없습니다. 여성 경제인들에 대한 지원제도도 ‘무용지물’과 다름없고요.”(이금선 여경협 강원지회장·세원토건 대표)

“현재 활동하는 여성 경제인 세대는 후발 주자입니다. 여성 경제인들이 성장해 이들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때까지 여성을 배려하는 제도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요.”(정해순 여경협 감사·살림원 대표)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여성가족부였던 시절 가족 업무까지 맡느라고 여성 인력 개발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조직개편에서 가족 업무가 보건복지가족부로 넘어간 만큼 앞으로 여성의 경제력 향상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여성 경제인들의 애로사항도 잇달았다.

유지영(유아림 대표) 여경협 서울지회장은 “입찰에 성공하면 실력이 아닌 무언가 다른 것이 작용했다는 루머가 도는 등 여성 기업인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위기가 있고 여성이 일을 잘하면 ‘사납다’ ‘억척스럽다’라고 폄훼한다”고 전했다.

박경실(파고다아카데미 대표) 여경협 부회장은 “여성 경제인 100만여 명 중에는 미용실, 분식점 등을 경영하는 생계형 기업이 상당수”라며 “여성부와 중기청이 협의해서 여성 인력 재교육을 통해 여성 기업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여성들은 모성애와 섬세함으로 조직원들에게 ‘서번트 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며 “앞으로는 여성 기업인들이 기를 펴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