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기자들에게 “억울합니다” 항변도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김경준(42) 씨가 22일 BBK 특별검사팀에 처음으로 소환됐다.
김 씨는 이날 오후 1시 50분경 수의가 아닌 검은 양복 차림에 수갑을 찬 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특검 사무실로 호송됐다. 첫 공판 때와 달리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김 씨는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기 직전 기자들을 향해 “억울합니다. 그리고 국민들께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사는 검찰의 회유 협박 의혹을 전담하는 특검 4팀이 맡았다. 특검팀은 김 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회유 협박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건행 특검보는 “김 씨가 할 말은 다 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변호인인 홍선식 변호사는 “김 씨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을 실제 한 것처럼 검찰이 발표한 데 대한 억울함을 특검팀에 밝혔다”며 “김 씨는 검찰과 플리바기닝(형량 협상)을 한 게 아니라 검찰이 김 씨를 회유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 씨의 말을 일일이 검찰에 확인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홍 변호사는 또 기획입국설을 묻는 특검팀의 질문에 대해서는 “김 씨가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 씨의 수사에 앞서 특검 사무실 내에 영상녹화 장치를 설치했다. 김 씨가 특검의 수사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특혜 분양 의혹과 관련해 전날 소환했던 서울시 직원 최모 씨를 이틀째 불러 조사했다. 23일부터 당시 DMC 사업의 팀장을 맡았던 직원들을 소환해 분양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